화요일밤 TV 브라운관에서 펼쳐진 KBS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 팀과 부산 두구통 팀의 경기가 피를 말리는 박진감을 펼쳐내며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선 올림픽급 승부와 감동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보는 내내 탄식과 감탄이 절로 이어졌다.
13일 방송된 '예체능'은 지역 강자인 부산 두구동 팀을 맞아 배드민턴 원정 경기를 하는 '예체능' 팀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시작 후 찬성-필독 조가 부녀팀을 만나 패하고, 이수근 조달환 팀이 초등학생이 포함된 모녀 팀에게 졌을 때만 해도 눈물이 아릴 정도의 가슴 찡함은 있었지만 스포츠의 박진감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어진 3세트에서의 강호동-존박 vs 백경엽-길지후의 경기는 사뭇 달랐다. 방송 시간의 대부분의 세 번째인 이들의 경기에 할애됐지만, 그 시간마저도 모자랄 정도로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긴장감 있게 그려졌던 것.

더 이상 물러날 데 없는 강호동과 존박은 업그레이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상대팀을 위협했다. 명품승부라는 표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동점에 동점을 거듭했고 명장면이 반복됐다.
강호동은 육중한 몸을 날려 셔틀콕을 받아냈고, 존박은 앞서 실수를 만회라도 하듯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라켓을 휘둘렀다. 양 팀은 결국 여덟번의 동점과 스물 여덟 번의 랠리를 이어가 현장의 동료, 진행자,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모두 넋을 빼고 경기를 관람케 이끌었다.
14대 14의 마지막 상황에서 결국 강호동과 존박의 집중력은 빛을 발했다. 결국 상대방의 실책으로 15점을 얻고, 첫 승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의 승리에 흡사 대회 우승이라도 한 듯 모든 이들이 뛸 듯이 기뻐했고, 환호했다. 거부감도 어색함도 없는 진짜 희열이 고스란히 안방극장까지 전달됐다. 강호동 역시 "응원 덕분이다. 팀원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공을 돌려 감동을 다시 한 번 자아냈다.
비록 실력은 아직도 아마추어 수준에 그치는 정도일 지도 모르지만, 분명 이날의 경기는 프로는 넘어 역대급, 올림픽급에 감히 견줄만 했다. 물론 아직 승부의 갈림길은 남아있다. 하지만 이후 경기 여하에 따라 이들의 승리와 패배가 갈리더라도, 이와는 무관하게 코트에 흘린 땀과 쏟아부은 노력의 성과는 시청자에게 충분히 전달됐다는 것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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