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광수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교활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광수는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 교활하지만 어쩐지 허술한 임해 역을 맡아 권력에 대한 야심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방송된 14회에서 세자에 책봉되기 위해 악어의 눈물을 흘려 교활한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날 ‘불의 여신 정이’는 궐 야외 학습당에서 서책 더미에 둘러싸여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임해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곁을 지키고 있던 호위무사는 멀리서 대제학(최덕문 분)이 등장하자 그를 흔들어 깨웠다. 잠이 덜 깬 임해는 책을 거꾸로 들고 공부하는 척을 하다 달려 나가 대제학을 맞이하였다.

대제학은 오랜만에 만난 임해에게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고 그는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었겠냐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탐관오리의 착복으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백성을 언급한 뒤 그들을 생각하면 차마 곡기를 넘길 수 없다며 나랏일을 걱정했다.
이어 임해는 갑작스레 눈물을 뚝뚝 흘리며 “스승님 도와주십시오”라고 읍소해 대제학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인품과 학식을 가장 잘 아는 대제학이 아버지인 선조(정보석 분)에게 왕세자가 될 사람은 장자인 임해뿐이라고 주청 드려 달라는 자신의 본심을 드러냈다.
임해의 돌발행동에 당황한 대제학이 도망치듯이 자리를 피하자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눈물을 닦으며 호위무사에게 “어떠냐. 나의 눈물이. 이 나라 조선만 생각하면 눈물을 그치지 않는다”라고 건조하게 말했다.
이 장면에서 이광수는 왕세자 자리에 책봉되기 위해 백성을 위하는 척 위선적인 ‘악어의 눈물’까지 흘리는 야심가 임해의 모습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허술하게 졸고 있거나 진지하게 읍소하는 모습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임해의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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