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질난다..송혜교, '일대종사'의 참을 수 없는 방점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8.14 09: 03

앉아있는 모습과 알듯 모를듯한 표정 너머엔 남편을 향한 무한 신뢰와 존경이 담겨있다. 단아하고 기품있는 자태만으로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아우라를 내뿜는 여자, 영화 '일대종사'(감독 양가위) 속 송혜교다.
송혜교가 9년 만에 내놓은 왕가위 감독의 신작 '일대종사'로 국내 팬들을 만난다. 이미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이어 2013 중국영화제 개막작으로 연달아 선정되며 세계 영화계의 눈도장을 받은 작품. 중국에서는 올해 1월 와이드릴리즈 개봉해 왕가위 감독 역대 최고 흥행작(총 수익 2억 7천만 위안, 한화 560억원)으로 등극했다. 결국 그만큼 송혜교라는 배우의 매력을 확인한 영화 팬들과 관계자들이 많은 셈이다.
22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1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일대종사', 비주얼리스트 왕가위 감독의 귀환이라는 호평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그의 미학적 스크린에 방점을 찍는 이가 있다. 바로 송혜교다.

송혜교는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 양조위가 연기한 전설적인 그랜드마스터 엽문의 아내 장영성으로 분했다. 대배우이자 대선배인 양조위와 부부 호흡을 맞추면서도 특유의 포스와 아우라가 절대 빠지지 않는다. 한줄 대사만으로도 기품이 남편에 대한 존경과 신뢰, 지고지순한 여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왕가위 감독이 왜 분량이 많지 않은 이 역할에 송혜교를 캐스팅하기 위해 공을 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얼굴 생김새와 표정, 많지 않은 몸짓만으로 엽문의 여자로서 다양한 속내를 전달해야 하는 캐릭터. 워낙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왕가위 스타일의 영화에, 그래서 송혜교는 적격이었다. 장영성이 등장하는 장면들에선 그를 연기하는 송혜교의 절제된 연기만으로 스크린이 꽉 채워지는 느낌.
일단 예쁘다. 송헤교는 중국 최고 여배우 장쯔이와의 미모 대결에서도 죽지 않는다. 화장기 없이 투명한 피부, 우아하고 단아한 차림에서 영웅 같은 남편을 사모하는 여인의 모습이 살아난다. 남편을 기다리며 집안의 불을 밝히고 돌아온 남편의 몸을 직접 수건으로 닦아주는 모습, 홀로 우두커니 생각에 잠긴 순간까지 송혜교의 비주얼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그저 아름다운 데서만 그치지 않는다. 앞서 송혜교는 출연 분량이 적다며 항간의 굴욕설에 휘말리기도 하고 왕가위 감독과의 불화설에도 휩싸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많지 않은 분량조차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 송혜교의 저력이 확인된다. 오히려 적은 분량과 대사가 그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아쉬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느낌. 보여줄 듯 말 듯, 애를 태우는 송혜교다.
한편 '일대종사'는 엽문이라는 실존한 세계 최고 무인을 중심으로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무림 고수들의 삶과 사랑, 인생의 철학과 이치 그리고 예술로 승화된 무협의 세계를 그린다.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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