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가 진지하다고? 알고보면 ‘유쾌한’ 이 여자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3.08.14 09: 19

찢어진 치마를 부여잡고 꽥 소리를 지른다. 금방이라도 밑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위험한 차 안에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죽음의 위험보다 당장 앞에 보이는 치마가 더 신경 쓰이는 이 여자, 바로 영화 ‘감기’ 속 배우 수애가 분한 감염내과 전문의 인해다.
그 동안 수애는 다소 ‘진한’ 캐릭터들을 많이 맡아 왔다. 영화 ‘그 해 여름’에서는 진한 멜로를, ‘심야의 FM’에서는 딸을 위해 살인범과 맞서는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SBS 드라마 ‘야왕’에서는 욕망에 가득 찬 여성의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감기’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해 역을 맡아 다시 한번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런데 ‘감기’는 그간의 작품들과는 뭔가 조금 다르다. 이는 극 초반, 마치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케 하는 상대역 장혁(지구 역)과의 티격태격 장면들 때문. 의도치 않게 찢어진 치마자락을 부여잡고 자신을 구하러 온 남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수애의 모습을 보며 크게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것은 아마도 그간 수애에게선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 나왔기 때문 아닐까. 이에 대해 수애 본인은 앞으로 어떠한 영화를 선택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금은 속상한(?) 기색을 내비쳤다.

“초반 밝은 장면들을 보고 ‘의외’라고 이야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그런 모습이 내가 아직 보여드리지 못했던 부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로서 보여드리고자 했던, 내가 전달하고자 했던 영화들을 선택해왔는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제 재미있게, 편하게 할 수 있는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웃음).”
 
이런 고민 때문이었을까. 수애는 최근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2일’)’에도 출연,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여배우답지 않게 거리낌 없는 ‘먹방’으로 안방극장을 초토화 시키기도. 출연 이유에 대해 물으니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었단다. 그리고 실제로도 평소 성격이 쾌활하다고. 
“조금은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토크쇼는 본의 아니게 진지해지니까 동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원래 제 성격도 쾌활한 편이에요. 진지한 면만 있는 건 아니라니까요(웃음). 그런 면이 부각돼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수애의 다른 이면은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어떻게 보면 잘됐다 싶기도 해요. 아직 배우로서 보여드릴게 더 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감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그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되새기며 나온 미소였다. 그러면서도 현장에 유머러스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는데 왜 그렇게 즐거웠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 하는 그의 모습은 인터뷰 현장에 모여 있던 이들을 폭소케 하며 인터뷰 현장의 분위기 마저 유쾌하게 만들었다.
“폭염 속에 고생하면서 모두가 의지를 해서 그런지 ‘감기’ 촬영현장은 더 남다르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제가 홍일점이었지만 다들 저를 여배우로서 대한 것이 아니라 동생으로서 예뻐해줘 정말 편했어요. 만약 그러한 관심이 사랑으로 느껴졌다면 부담스러웠겠죠(웃음)? 진짜 어느 누구 하나 도태되지 않고 더우면 아이스크림 내기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컸죠. 정말 돌이켜보면 즐거웠던 기억밖에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유머러스한 사람이 없는데 뭐가 그렇게 즐거웠을까요(웃음).”
수애가 분한 인해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게다가 일을 하면서 아이까지 봐야 하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게다가 감염내과 전문의라는 전문적 직업의 여성을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직접 워킹맘으로 있는 감염내과 전문의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그리고 자문을 바탕으로 디테일한 면까지 촬영 현장에서 추가했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아이가 있는 감염내과 전문의분을 만나서 자문을 구했어요. 그리고 행동이나 습관 등 특징적인 것들도 배웠죠. 아무래도 감염내과에서 일하는 분이다 보니 손을 씻는 게 습관화 되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에 없었는데 전문의 분을 만나 뵌 이후로 습관적으로 손을 씻는 장면이 추가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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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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