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구비 브라이언트’ 김민구(22, 경희대)가 새로운 농구스타로 떠올랐다. 김민구는 지난 11일 막을 내린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서 한국을 동메달로 이끌었다. 대회평균 12.7점으로 팀내 1위에 오른 김민구는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베스트5에 선정됐다.
김민구는 가장 중요했던 필리핀과의 준결승전(25점)과 대만과의 3,4위전(21점)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평소 농구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들도 김민구의 경기를 보고 팬이 될 정도로 활약이 대단했다. 경기 중 김민구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농구선수로서 이례적인 일이다.

김민구는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프로-아마 최강전 미디어데이에서 최부영 감독, 김종규와 함께 경희대를 대표해 인터뷰단상에 앉았다. 검색어 1위였다는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그는 “알고 있었다. 그냥 얼떨떨한 기분이었다”며 수줍게 대답했다.
일반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농구선수가 나왔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농구대통령’ 허재 KCC 감독은 “내가 현역시절 얼마나 잘했는지 난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은 후 “농구계에 김민구 같은 스타가 계속 나와줘야 한다”며 반겼다.
공교롭게 김민구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KCC를 상대로 1라운드를 치른다. 허재 감독 앞에서 마음껏 기량을 뽐낼 것이냐는 질문에 김민구는 "열심히 하겠다"면서 쑥스러워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필리핀을 상대로 신들린 3점슛을 꽂던 당찬 모습은 없었다.
이제 김민구는 김종규와 함께 진지하게 프로농구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다툴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김민구는 “(김)종규든 나든 누가 1순위로 프로에 가도 서로 축하해주기로 했다. 가서 잘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성숙한 면모를 뽐냈다.
경희대는 16일 오후 4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CC와 최강전 1차전을 치른다.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성장한 김민구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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