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또 다시 힘들게 노력하고 있다."
2012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김기희(24, 전북 현대)의 축구 인생은 급속도로 변했다.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김기희는 당시 동메달을 따내는 일원이 돼 병역 의무에서 자유로워졌다. 운동을 하는 선수라면 모두가 바라는 병역의무 면제였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카타르의 알 사일리아로 임대돼 중동 축구를 경험했다. 이후 김기희는 최강희 감독의 호출을 받아 A대표팀에 호출돼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 뛰었고, 지난달 7월에는 전북으로 팀을 완전히 옮기기도 했다.

정말 많은 일이었다. 대부분 선수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었다. 지난 13일 충북 청원군에서 만난 김기희도 그 점에 대해 인정했다. 김기희는 "제일 변화하게 된 계기는 런던 올림픽이었다. 그 이후 내 축구 인생이 잘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4분 전역'이라는 꼬리표였다. 런던 올림픽 당시 3-4위 결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교체 투입돼 4분여간 그라운드서 뛴 덕분에 병역의무가 면제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동메달 획득이라는 큰 업적을 함께 달성했다는 기쁨에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4분 전역'이라는 꼬리표가 지워지지 않고 그를 따라다녔다.
김기희는 "비쳐지는 건 내가 잘됐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그 위치에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 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그리고 다른 선수들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4분이라는 말이 당시에는 좋았지만, 나에 대한 인식이 4분밖에 남지 않게 됐다. 지금에서는 그 4분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또 다시 힘들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에서의 4분 출전은 김기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기도 했다. 대회 내내 벤치에서 머물렀지만, 벤치에서 선수들의 움직임과 전술적인 것들을 보고 자신의 발전에 힘이 되도록 흡수했다. 김기희는 "당시에는 경기에 뛰지 않아도 배울 것이 많았다. 벤치서 선수들의 장점과 실수를 보고 배웠고, 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2년 전 여름을 떠올렸다.
김기희는 병역의무 면제로 얻은 2년을 이제는 4분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사용하려고 한다. 그저 선수 생활을 하는 2년으로 가져가지 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발전하는 시간으로 갖겠다는 것이다. 성장한 김기희를 보는 팬들로서는 자연스럽게 4분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김기희는 "내가 갖게 된 2년이라는 시간을 보완의 시간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그 시간을 잘 이용해서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한다"면서 "A대표팀에 욕심이 있는 만큼 발전을 해서 경기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합류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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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