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 침체기를 겪던 KBS 드라마가 확실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KBS 드라마는 8월, 월화 드라마 '굿 닥터', 일일 드라마 '루비반지', 주말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을 필두로 대반격에 돌입한다.
특히 주원과 주상욱, 문채원을 앞세워 속도감 있는 전개 속 휴머니즘까지 녹여낸 의학 드라마 '굿 닥터'와 페이스오프라는 과감한 소재로 긍정적 의미의 야망과 지나친 욕망의 경계,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의 고뇌를 다루겠다는 '루비반지', '문영남'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막연한 기대감 속 처월드, 삼포세대 설정과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꽉 들어찬 '왕가네 식구들'은 어디서 본 듯한 소재 속 대박 느낌을 풍성하게 안겨주고 있다.
KBS 월화극은 올해 초 '학교2013'으로 MBC 사극 '마의'를 바짝 뒤쫓으며 경쾌하게 시작했지만, 이후 '광고천재 이태백'이 지지부진한 성공스토리로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또 '직장의 신'이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더니 다시 '상어'가 올드한 느낌의 마니아작으로 평가되며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하지만 지난 5일 첫 방송 된 '굿 닥터'는 이러한 KBS 월화극의 시소게임에서 탈피, 순식간에 월화극의 독보적인 1위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특히 월화극 불패신화를 쓰던 MBC 사극까지 누르고 승승장구하는 '굿 닥터'는 분위기를 확실히 반전시키며 KBS의 효자 드라마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또 KBS가 주말극 최강자의 타이틀을 쥐고 있던 주말극에서 '최고다 이순신'이 혹평 속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자리에는 주말 시청률의 여왕 문영남 작가가 왕림한다. '최고다 이순신' 후속 '왕가네 식구들'은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등을 통해 가족 간의 희로애락을 그려내며 특히 안방 주부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문영남 작가의 신작. 개성있는 캐릭터와 빈틈없는 상황 속 쫄깃한 대사가 만들어 낼 불꽃튀는 시너지 효과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일 시트콤 '일말의 순정'이 방송되던 평일 오후 7시 45분대에는 전면에 내세운 '페이스오프' 소재가 다소 무리 있다는 것을 쿨하게 인정, 남은 것은 시청률 사냥뿐인 '루비반지'가 들어선다. '루비반지'는 지상파 유일의 일일 시트콤을 끌어내리고 시작하는 KBS의 야심작. 페이스오프라는 판타지에 가까운 막장 소재가 쫀쫀한 개연성 위에서 배우들의 납득 가능한 연기를 통해 얼만큼의 흡인력을 발휘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간대 방송되는 임성한 작가의 MBC '오로라공주'가 수많은 논란 속 기대만큼의 시청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루비반지'의 초반 힘 있는 전개가 관건이다.
수목 드라마도 오는 9월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전우치', '아이리스2',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가 시청자의 외면 속 시들하게 종영한 이후 '추노', '공주의 남자' 등 KBS 특별기획드라마의 성공 신화를 이을것으로 예상됐던 '칼과 꽃' 또한 제2막을 맞아 시청률 반등을 노렸음에도 부동의 꼴찌를 하고 있는 가운데, '비밀'이 구원투수로 나선다.
'비밀'은 사랑하는 연인을 살해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독한 사랑을 그려낼 예정으로 미니시리즈 공모 당선작이라는 검증된 극본에 '학교2013'의 성공을 이끌었던 이응복 PD가 의기투합,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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