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계투’로 이동하는 홍상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14 17: 44

“일단 선발 투수가 예상보다 일찍 내려왔을 때 홍상삼이 최대 2이닝 정도 소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마무리로 출발했다가 셋업맨에 이어 이제는 추격조 및 중간 투수로 이동하게 된 우완 홍상삼(23)의 안정감 회복을 기다렸다.
김 감독은 14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13일) 롯데전서 박준서에게 동점 우월 투런을 내준 셋업맨 홍상삼에 대해 “홍상삼의 구위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윤명준을 셋업맨으로 이동시키고 홍상삼을 선발 강판 후 1~2이닝 정도를 메우는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2홀드(3위)를 올리며 일약 두산 계투진의 필승 셋업맨으로 자리했던 홍상삼은 올 시즌을 마무리 보직에서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자율훈련 도중 당한 발등 골절상 여파로 스프링캠프 훈련량이 모자란 편이었다. 어느 정도 적응기를 거친 뒤 뒷문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올 시즌 성적은 39경기 4승4패5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04이다.
1차 스탯은 좋아 보이고 피안타율도 1할4푼9리로 준수하지만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WHIP)이 1.49로 높은 편이고 승계주자 실점도 높다. 투구 안정감이 떨어지는 만큼 마무리 정재훈에 앞서 지금의 홍상삼을 확실히 믿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 13일 경기를 3-2로 승리한 후 김 감독은 “홍상삼의 활용법을 나 스스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초구부터 직구를 던진 것은 너무 안일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홍상삼은 8개의 홈런을 허용했는데 6월7일 대구 삼성전서 채태인에게 내준 끝내기 홈런 등 직구를 던졌다가 공략당한 경우가 많았다. 박준서에게 내준 동점 투런도 초구 직구(146km)가 몰려 공략당한 것이다.
마무리로 훈련했던 투수라 롱릴리프로 쓰기는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구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단 선발 투수가 6이닝 미만을 던지고 나서 그 비어있는 부분을 채워 셋업맨들에게 바통을 넘기는 징검다리 역할. 김 감독은 홍상삼이 그 보직에서 다시 자신감을 찾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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