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엄태용, 나 좀 안녕하게 해줘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4 17: 57

"안녕하세요", "내가 지금 안녕하겠냐?". 
14일 청주구장. NC와 홈경기를 앞둔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덕아웃에 앉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그때 2년차 중고신인 포수 엄태용(19)이 김 감독 곁을 지나갔다. 엄태용은 "안녕하십니까"라며 김 감독에게 꾸벅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김 감독은 "내가 지금 안녕하겠냐"고 답했다. 
김 감독은 "네가 나 좀 안녕하게 해줘야 안녕하지. 나 좀 안녕하게 해주라"고 부탁하듯 말했다. 최근 한화의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엄태용은 김 감독의 극찬 속에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13일 청주 NC전에서는 1-0으로 리드한 6회 송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NC는 6회초 2사 1·2루에서 모창민과 이상호가 더블스틸을 시도했다. 엄태용은 2루로 던지려는 듯 했으나 곧바로 3루에 던졌고, 그 바람에 미처 3루 베이스에 들어가지 못한 이대수의 타겟을 벗어났다. 좌익수 앞으로 빠지는 악송구. 1-1 동점이 된 결정적인 송구 실책이었다. 
김 감독은 엄태용에게 "거기서 그렇게 던지면 안 된다. 2루에 던지는 척을 하고 3루에 던져야 하는데 바로 던지니까 수비수가 못 들어온 것"이라며 "송구도 정확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 실수하면 안 돼"라고 타이르듯 엄태용을 돌려보냈다. 엄태용은 2군에서 연습을 통해 2루를 바라보며 곧바로 3루에 던져 주자를 잡아낸 적이 있었다고. 나름대로 연습을 한 것인데 이날 경기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비록 전날 경기에서 실책을 저질렀지만 김 감독은 엄태용의 씩씩함이 기특한 듯했다. 김 감독의 "안녕하겠냐"는 말에 엄태용은 전혀 기죽지 않고 "인사를 해야 하니까 안녕합니다"라며 김 감독의 얼굴에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엄태용은 9번타자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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