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에 처음으로 승선했던 이근호(28, 상주)가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지만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6위)은 1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복병 페루(22위)와 평가전서 0-0으로 비겼다.
오랜만에 A매치를 치른 이근호는 명과 암을 모두 봤다. 경험은 빛을 발했다. 이날 윤일록 이근호 조찬호 등 2선 공격수들은 전반 초반부터 모두 좋은 몸놀림을 선보였다. 그 중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보인 건 베테랑 이근호였다.

홍명보호 2기 멤버 중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함께 유이하게 A매치 50회 이상 출전한 이근호는 전반 초반부터 물 만난 고기마냥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페루 수비진을 향해 연신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를 배달했다.
하지만 결정력에서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이근호는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기회를 잡았지만 결국 페루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8분과 13분 윤일록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와 수비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근호는 후반에도 여러번 찬스를 날려보냈다. 후반 10분 날카로운 헤딩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비껴가며 고개를 떨궜다. 후반 16분에느 이날 한국의 가장 좋은 찬스가 이근호에게 찾아왔다. 그러나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날린 회심의 왼발 슈팅은 상대 수문장의 손에 살짝 걸리며 무위에 그쳤다.
이근호는 동아시안컵 때 홍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대회 내내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자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에게 SOS(긴급 도움 요청)를 보냈다. 결국 이날은 수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잘 뛰고도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홍心을 사로잡기까지 2%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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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