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선택한 김승규(울산) 카드도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오히려 페루 골키퍼와 비교되면서 여전히 세계수준과 차이가 큰 모습을 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페루와 친선경기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호주-중국-일본-페루를 상대로 3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사령탑 데뷔 후 4경기 연속 무승은 2000년대 감독 들어 홍명보 감독이 처음이다.
선발명단을 보고 한 가지 놀라운 점이 보였다. 붙박이로 보였던 골키퍼에 정성룡이 제외되고 신예 김승규가 투입된 것.

선발명단에 발표되기 전까지 정성룡은 아무런 부상 없이 정상적으로 몸을 풀었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이 의도적으로 선수기용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규를 시험하고 정성룡에게 주전경쟁의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
김승규는 경기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소속팀 울산서 최근 맹렬한 기세를 선보인 김승규지만 대표팀 데뷔전은 어려웠다. 골키퍼가 갖춰야 할 롱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골 아웃으로 인해 잡았을때는 차치하더라도 김승규는 수비수들이 백패스를 연결했을때 상대진영으로 제대로 볼을 연결하지 못했다.
골키퍼가 확실하게 전방으로 볼을 이어주지 못하자 공격도 템포가 느려진 것이 사실. 페루가 수비에 치중한 모습을 보였다면 더 빠르고 강력한 골 킥이 필요했다.
물론 김승규가 단점만 보인 것은 아니다. 서서히 몸이 풀리면서 전반 43분 요시마르 요툰의 강력한 왼발 슈팅을 처냈다. 물론 요툰의 슈팅은 골 아웃이었지만 김승규는 몸을 날리면서 위협적인 요소를 막아냈다. 대표팀이 공격을 펼치는 동안 김승규는 특별한 기회를 선보이지 못했다. 후반 40분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기도 했지만 분명 페루 골키퍼와는 비교가 됐다.
반면 페루 골키퍼 라울 페르난데스의 선방은 대단했다. 한국 공격진과 일대일 상황서 침착한 플레이로 선방을 펼쳤다. 수비가 안정되지 못한 페루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골키퍼의 선방 때문이었다.
그동안 대표팀 골키퍼 자리는 정성룡(수원)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실험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기에서 분명 차이가 보였다. 가장 쉬운 부분이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김승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선보이지 못했다. 2번째 골키퍼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새로운 고민거리를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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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