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에 무력시위, 진해수의 눈부신 역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8.14 22: 11

트레이드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다. A팀에서 못했던 선수가 B팀에 가면 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트레이드의 세계다. 그러나 진해수(27, SK)의 위력적인 구위를 눈앞에서 지켜본 KIA의 심정이 남달랐을 지도 모르겠다.
후반기 들어 SK의 필승조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진해수는 13일과 14일에 걸쳐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모두 등판해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13일 경기에서 팀의 마지막 투수로 나서 1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진해수는 14일 경기에서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8회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친정팀을 울렸다.
14일 경기에서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이 뛰어났다. 첫 타자 이종환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진해수는 이홍구도 역시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5구째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존에서 예리하게 떨어졌다. 타자가 참기 어려운 공이었다. 마지막 타자 이용규와도 8구 승부 끝에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17개의 공 중 볼은 5개 뿐이었다.

7월 이후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진해수는 확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왼손 자원인 진해수는 그간 제구가 문제였다. 그러나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그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제구가 잡히자 한가운데 집어 넣어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특유의 구위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진해수는 경기 후 “투구폼에 큰 변화는 없고 투구 밸런스를 잡으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최근 호투 비결을 밝혔다. 진해수는 “한창 좋지 않을 때도 편하게 등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신 코칭스태프께 감사드린다”라면서 “지금 페이스를 계속 이어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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