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가 독백, 눈빛 만으로 도망자의 하루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어떤 도망자의 24시간도 이렇게 흥미로울 수는 없을 듯 하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투윅스'에서는 장태산(이준기 분)이 문일석(조민기 분)이 씌운 살인자 누명에 졸지에 전국 검문을 당하며 도망자 신세가 된 모습이 담겼다.
의미 없는 삶을 살던 태산이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자신의 골수를 주기 위한 목적이 있기에 이날의 도망은 의미가 있었다. 이에 태산의 도주가 성공하길 숨죽인 채 응원하게 되기도 했다.

이날 태산은 검찰 송치 중 수갑을 찬 채 탈주를 감행했다. 따라붙는 경찰을 떼어내기 위해 훔친 오토바이에 이어 수박을 실은 트럭에 몸을 옮겨가며 도주에 성공했고, 끝내는 흙더미 속에 몸을 숨긴 채 빨대로 숨을 쉬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했다.
수갑을 찬 상황에서 이같은 도주 액션은 보는 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도주는 '혼자'하는 것이기에 이 과정에서 이준기의 대사는 거의 전무했다. 혼자서 "물이라도 마셨으면 좋겠는데", "검문을 어떻게 피하지" 등의 독백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짧은 대사와 독백에도 이준기의 24시간 도주 과정은 흥미로웠다. 이준기의 눈빛과 제스처, 표정 등은 무대사를 덮을 만큼의 마성이 있었다.
무겁지만도 않았다. 이준기가 맡은 역할 태산은 중요한 상황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그가 몸을 숨기고 있던 한 시골집 할머니의 우스꽝 스러운 상황에 그는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으며 좌절감이 들 때는 딸 서수진(이채미 분)을 상상하며 함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살인 누명을 썼지만 딸을 살리기 위해 2주간의 치열한 삶을 열연할 이준기는 도망자의 하루를 흥미롭게 열연하며 남은 13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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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윅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