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신인 나성범(24)과 권희동(23)이 의미있는 기록을 합작했다. 같은 팀에서 1군 데뷔 첫 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역대 5번째 신인 듀오가 된 것이다. 햇수로는 무려 19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나성범과 권희동은 지난 14일 청주 한화전에서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시즌 1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나성범이 1회 선제 투런 홈런으로 신인 타자 중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자 권희동이 3회 쐐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나성범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상당히 의미있는 기록이다. 1군에 처음으로 데뷔한 순수 신인 타자가 첫 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치기란 매우 어렵다.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 1군 데뷔 첫 해 10홈런 이상 터뜨린 순수 신인 타자는 29명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2000년대 이후로는 2001년 김태균·박한이, 2009년 안치홍 단 3명 뿐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신인 타자들이 1군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홈런을 치기란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일단 1군에서 주전급으로 자리를 잡는 게 어렵다. 프로와 아마의 격차가 커지며 신인들이 당장 주전을 꿰차기가 쉽지 않아졌다. 거포 실종 시대에 신인 타자가 두 자릿수 첫 해부터 홈런을 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2001년 한화 신인 김태균은 홈런 20개로 신인왕을 차지했는데 역대 데뷔 첫 해 20홈런 이상 터뜨린 6명 중 한 명으로 마지막 기록자로 남아있다. 김태균 이후로는 20홈런은 언감생심이었으며 10홈런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2009년 고졸 신인 안치홍이 홈런 14개를 친 것이 지난 10년 통틀어 유일한 순수 신인 두 자릿수 홈런이었다.
하지만 올해 NC는 1군 데뷔 첫 해 신생팀이고, 신인선수들이 자리를 잡기 수월한 환경이다. 나성범은 NC 부동의 3번 중심타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고, 권희동도 6~7번 하위 타순에서 중심타선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 믿음 아래 나성범이 69경기, 권희동이 88경기를 꾸준히 출전하며 1군에 충분한 적응기를 가졌고, 동반 10홈런으로 보답하고 있다.
나성범-권희동은 무려 19년 만에 등장한 같은 팀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신인 듀오다. 지난 1994년 LG 김재현(21개)-유지현(15개) 이후로 같은 팀에서 신인 2명이 두 자릿수 홈런의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1995년 이후 단 12명의 순수 신인 타자만이 두 자릿수 홈런을 쳤고, 그 중에 같은 팀 소속 신인 타자는 전무했다.
지난 1983년 삼미 김진우와 정구선이 나란히 홈런 15개를 터뜨린 것이 최초였고, 1991년 신생팀 쌍방울에서 김기태(27개)와 김호(11개)가 뒤를 이었다. 이어 1993년 삼성 양준혁(23개)-정영규(11개), 1994년 김재현-유지현 듀오를 끝으로 명맥이 끊겼으나 나성범-권희동 듀오가 19년 만에 역대 5번째 두 자릿수 신인 홈런 타자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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