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자신의 목표치를 벌써 달성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최고의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한 걸음씩 전진하다보니 이제 새로운 목표도 보이고 있다. 순위표를 보면 예상치도 못한(?) 다승왕 경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 라가레스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그 후 6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타선도 ‘특급’ 맷 하비를 상대로 4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승리 요건을 만들어줬다. 4-2 승리의 주역이 된 류현진은 시즌 12승으로 그 노력을 보상받았다.
12승을 거둔 류현진은 팀 내 다승 단독 선두로 다시 치고 나갔고 루키 선수 중에서도 최다승 및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아시아 출신 투수 중에서는 다르빗슈 유(텍사스·12승)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편 내셔널리그 전체 다승 순위에서도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5경기 연속 승리를 따낸 류현진이 어느새 멀게만 느껴졌던 다승 선두권 추격에 성공한 것이다.

14일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선두는 랜스 린, 아담 웨인라이트(이상 세인트루이스), 조던 짐머맨(워싱턴)이다. 이들은 나란히 13승씩을 기록했다. 그 뒤를 따라 류현진을 비롯, 패트릭 코빈(애리조나), 맷 레이토스(신시내티), 프란시스코 리리아노(피츠버그), 마이크 마이너(애틀랜타)까지 5명이 12승으로 공동 4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시즌 초반 치고 나갔던 웨인라이트가 최근 5경기에서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치열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사실 류현진이 다승왕 타이틀에 큰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전진하다보니 어쩌다 시야에 들어온 목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뜨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속팀 다저스의 상황을 고려하면 승수 쌓기가 좀 더 수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처럼 자신의 몫을 수행한다면 시즌 막판 의외의 선물이 찾아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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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