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점차 3연패, 어디에서 꼬였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8.15 07: 21

이제는 5할 승률도 위험해졌다. 롯데가 4강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수도권 6연전에서 5연패를 당한 채 부산으로 내려가게 됐다.
LG-SK-두산으로 이어진 롯데의 수도권 6연전은 직접적인 순위싸움 상대들과 연속으로 맞붙어 그 중요성이 높았다. 김시진 감독은 이 6연전에서 최대한 4위와 간격을 좁힌 뒤 15일부터 벌어질 넥센과의 홈 2연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이었다. 6연전 첫 경기인 LG전은 전준우가 환상적인 호수비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그렇지만 이후 내리 5번을 지면서 4강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왔다.
특히 롯데는 최근 3경기에서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했다. 상대방에 일방적으로 밀린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 버티는 힘이 부족했다. 게다가 이 3연패가 롯데에 더욱 치명적인 이유는 유먼-옥스프링-송승준으로 이어지는 1,2,3선발 경기를 모두 내줬기 때문이다. 선발투수들은 모두 제 몫을 해줬지만 불펜이 무너지면서 1점차 패배를 당했다.

그 시작은 11일 문학 SK전이다. 롯데는 치열한 투수전을 벌이면서 2-2 균형을 유지했고, 8회 손아섭이 홈런포를 터트리면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는 8회 최정, 9회 한동민에 연달아 홈런포를 허용하면서 3-4, 역전패를 당했다. 유먼이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버텼지만 김승회가 2이닝을 던지면서 2피홈런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3일 잠실 두산전 역시 롯데는 8회 홈런포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0-2로 뒤진 8회 대타로 등장한 박준서는 홍상삼을 상대로 투런포를 터트렸다. 힘들게 따라간 롯데지만 허무하게 승부를 내줬다. 8회 등판한 정대현이 오재일에 2루타, 이원석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패전투수가 된 것.
그리고 14일은 두 명의 투수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는 4-2로 앞서던 7회에만 김승회-이명우-정대현 등 필승조 3명을 모두 투입했지만 4-5, 역전을 허용했다. 타자들이 8회 6-5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지만 8회 2사 후 등판한 정대현이 연속안타로 2실점, 결국 또 역전패를 당했다.
한 점차 패배는 당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치명적이다. 전력에서 밀렸다기 보다는 작은 곳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롯데가 당한 1점차 3연패에서 최근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첫 번째는 수비다. 11일 SK전과 13일 두산전은 모두 실책이 빌미가 돼 점수를 내줬다. SK전에서는 4회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으로 역전 득점을 허용했고, 두산전에서는 황재균이 실책을 범했다. 롯데는 실책 71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실책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손발이 맞지 않아 점수를 내준 경우는 더 많다.
그 다음은 불펜 운용이다. 감독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바로 투수교체, 결과론이 지배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잘 막으면 적절한 선택, 반대로 점수를 내주면 패착이 된다. 한 경기를 놓고 투수교체의 성패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 시즌 전체를 놓고 살피면 벤치의 불펜 운용에 점수를 매기는 것도 가능하다.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02로 9개 구단 가운데 3위를 기록 중이다. 최대성이 빠지고 김사율이 선발로 전환하긴 했지만 좌우구색을 갖춘 불펜이다. 그렇지만 롯데의 블론세이브는 19번으로 가장 많다.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와는 괴리감이 느껴진다. 이번 3연패에서도 불펜 운용에서 승부가 갈렸다. 11일 SK전은 김승회에 2이닝을 맡겼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고, 14일 두산전은 7,8회에만 6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한 박자 빠른 교체를 했지만 오히려 패착이 되고 말았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