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소연이 울었다. 그것도 여배우로서 예쁘게 운 게 아니라 서럽게 울었다. 그만큼 극에 몰입했다는 뜻일 게다.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가 김소연의 서러운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김소연은 ‘투윅스’에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검사가 된 박재경 역을 연기하고 있다. 조직폭력배 출신 문일석(조민기 분)과 국회의원 조서희(김혜옥 분)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재경은 정보원인 오미숙(임세미 분)이 장태산(이준기 분)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했다고 오해하고 있다. 때문에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쓴 태산을 잡겠다고 혈안이 돼 있는 상태.
지난 14일 방송된 3회는 재경과 태산의 악연이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태산은 수년 전 일석이 재경의 아버지를 살해하자 그 죄를 덮어쓰고 감옥에 갔다. 미숙을 살해했다고 오해를 받는 것 역시 일석의 모략. 미숙은 재경을 위해 일석의 곁에 머물면서 정보를 캐다가 발각돼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재경은 이날 미숙이 남긴 유품에서 일석과 서희를 옭아맬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맡겨진 전당포 영수증을 보고 오열했다. 미숙이 죽은 후 자책감에 시달렸던 재경은 영수증을 보는 순간 서러운 눈물을 쏟아냈다. 앞서 태산이 탈주하고, 일석을 잡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내내 초조해했던 재경은 한순간에 마치 부모 잃은 어린 아이마냥 눈물을 터뜨렸다. 여기에는 일석과 서희에 대한 분노, 미숙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이 담겨 있었다.
‘헐랭이 검사’로 위장해 아버지 원수를 갚기 위해 분투했던 재경의 슬픔은 이 눈물 장면에 함축돼 표현됐다. 1회와 2회에서 짧은 등장에도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줬던 김소연은 본격적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연기 내공을 발휘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에서 쏟아낸 눈물 연기는 태산의 탈주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손꼽히는 김소연은 예쁘게 보이기 위해 찔끔찔끔 눈물을 흘리는 일부 여배우들과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외모보다 감정 몰입에 신경 썼던 탓에 연기가 아닌 한맺힌 재경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투윅스’는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쓴 남자가 딸을 위해 탈주를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담는다. 김소연이 연기하는 재경은 드라마의 전면에 드러나는 인물은 아니지만, 자꾸만 온신경이 집중하게 만든다. 그만큼 ‘투윅스’는 역할, 비중과 상관 없이 자신의 몫을 다하는 김소연이라는 배우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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