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케로니 폭발, "일본 WC 우승? 약속 한 적 없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8.15 09: 40

"일본의 브라질 월드컵 우승이라는 요구를 받아들인 적은 없다. 나는 결과를 약속하는 사람이 아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일본은 14일 일본 미야기 미야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루과이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포를란에게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는 등 2-4로 완패를 당했다. 일본이 홈에서 4점이나 내주고 패한 것은 지난 2003년 6월 아르헨티나전(1-4 패) 이후 약 10년 만이다.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 등 해외파를 모두 소집해 진검승부를 펼치고 졌다는 사실은 자케로니 감독을 분노하게 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월드컵에서 우승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 부임했을 때부터 내 과제는 '월드컵 본선 진출', '세계의 강호들에 최대한 근접하는 것' 이 두 가지였다"라며 혼다나 나가토모 유토(인터밀란) 등이 주장하는 '일본의 월드컵 우승'을 단호히 부정했다.

그야말로 최정예 멤버로 우루과이전을 맞았지만 남미의 강호 앞에서 일본은 무력했다. 0-3으로 끌려가는 가운데 가가와와 혼다가 골을 성공시켜 자존심을 세웠지만,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스탕달)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최소 1~2골은 더 내줬을 경기였다. 실수를 연발하는 수비진에 대한 자케로니 감독의 분노가 극에 달한 이유다.
일본 스포츠지인 스포츠 호치는 자케로니 감독이 그답지 않게 점점 언성을 높이며 했던 말을 반복할 정도로 화가 나있었다고 묘사했다. "세계 정상에 서라는 요구는 없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최대한 정상에 가까워질 자신은 있지만, 나는 결과를 약속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최근 일본 내의 과열된 '우승' 분위기에 대해 정색을 표했다.
월드컵 본선 목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우루과이전을 통해 세계와의 차를 또 한 번 실감한 것이 아니겠냐는 평가다. 3연패로 끝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이어 친선경기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자케로니 감독은 선수들과 달리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깨끗이 부정한 셈이다.
스포츠 호치는 "혼다 등 중심 선수들은 컨페더레이션스컵 이후로도 변함없이 월드컵 우승을 꿈꿔왔다. 하지만 자케로니 감독의 발언으로 인해 대표팀 내에 미묘한 공기가 흐를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날 패배로 인해 팀 전체가 자신을 잃고 패배의 나선에 갇힐 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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