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편견과 싸우는 박승리, “무명도 성공할 수 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8.15 10: 21

“피부색이나 출신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박승리(23, SK)가 드디어 데뷔한다. 박승리는 15일 오후 4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되는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연세대를 상대로 공식 첫 경기를 갖는다.
얼마 전까지 박승리의 이름은 데이빗 마이클스였다. 아직 국적은 미국이고 피부색은 검다. 누가 봐도 한국을 떠올리기 힘든 외모다. 박승리는 한국인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동료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다. 문경은 감독도 “승리! 히어 히어(here)”라며 손짓발짓 다 동원해가며 위치를 지정해주고 있다. 승리를 원하는 마음은 굳이 말을 안해도 플레이로 전해졌다.  

연습경기 후 만난 박승리는 전혀 한국어를 못했다. 그는 “‘안녕하세요’를 할 줄 안다. ‘빨리 빨리’는 감독님이 항상 말해서 알아들었다”며 쑥스러워했다. 의사소통 문제를 묻자 “커뮤니케이션은 문제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직 첫 해다. 지금은 언어가 힘들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걱정하지 않는다. 난 좋은 커뮤니케이터다. 더 친해지면 플레이도 나아질 것”이라고 웃었다. 영어를 잘하는 김민수, 김경언, 한상웅 등은 이미 좋은 동료가 됐다.
박승리는 미국대학농구 디비전3 위트먼대학출신이다. 디비전1의 명문대출신 선수들도 프로선수가 되기 쉽지 않다. KBL에 오는 외국선수들도 99.9% 디비전1 출신이다. 미국에서도 디비전3 출신으로 프로선수를 꿈꾸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보나 마나 실력이 형편없을 것’이란 편견이 대부분이다.  
직접 플레이로 부딪쳐 편견에 맞서겠다는 것이 박승리의 생각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D3 출신이라서 안된다고 했다. 사실 모르고 하는 소리다. 편견을 깨려고 더 열심히 농구했다. 물론 D3 출신 프로선수는 미국에서도 정말 적다. 하지만 데븐 조지처럼 NBA에서 성공한 선수도 있다. 작은 학교에서 성공한 선수는 얼마든지 있다”며 당당했다.
한국의 새로운 농구스타일도 거대한 장벽이다. 박승리는 지난 시즌 네덜란드리그에서 뛰어본 것이 해외경험의 전부. 한국과 네덜란드를 비교해달라고 하자 “한국이 훨씬 빠르다. 모든 팀들이 슛을 잘 쏜다. 네덜란드는 재능이 넘친다. 유럽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아 더 힘들다”고 설명했다.
KBL규정에 따라 박승리는 3시즌 안에 한국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그가 제대로 적응한다면 향후 국가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수도 있다. 박승리는 “시민권 획득은 진행 중이다. 만약 기회가 온다면 한국을 위해 뛰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당장은 KBL적응이 우선이다. 박승리는 “한국에 오기 전 김선형의 플레이를 많이 봤다. 기술이 매우 좋은 선수다. 함께 뛸 생각을 하니 정말 흥분된다”며 데뷔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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