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나이트(37,넥센)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었다. 팀 4강 수성에 중요한 갈림길에서 완벽한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나이트는 1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8⅔이닝 7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9회 2아웃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 한국무대 두 번째 완봉승을 눈앞에 뒀으나 장성호-박종윤에 연속안타를 맞고 기록이 무산됐지만 시즌 9승(8패)을 수확했다.
나이트는 126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84개, 볼 42개로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줬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km로 한창 좋을 때 스피드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싱커와 슬라이더, 커브 위주의 피칭을 펼쳤다. 특히 바깥쪽 승부를 자신있게 펼치면서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봉쇄했다.

지난해 투수 부문 타이틀을 휩쓴 나이트지만 올 시즌은 작년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성적이 22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4.59, 특히 최근 2경기에서는 2이닝 3실점, 1⅓이닝 7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4일 KIA전에서 2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고, 염경엽 감독은 순위싸움에 한창이라 나이트에게 단 이틀만 휴식을 주고 7일 두산전에 그를 넣었다. 나이트가 올 시즌 두산에 강했다는게 이유, 그러나 나이트는 아웃카운트 4개를 잡는동안 안타 8개를 맞으면서 최악의 피칭을 하고 말았다.
이날 나이트의 등판은 8일만에 이뤄졌다. 7일 두산전 이후 일주일간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른 나이트는 무서운 기세로 롯데 타자들을 잡아냈다. 3회까지 9명의 타자를 연속범타로 처리한 나이트는 4회 조성환에게 첫 안타를 내줬다. 이어 손아섭에게 내야안타를 허용, 1사 1,2루 실점위기에 몰렸지만 전준우를 4-6-3 병살타로 처리했다.
8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나이트는 9회 2사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장성호와 박종윤에 연속안타를 내주고 1실점을 허용, 완봉이 깨졌다. 이미 투구수는 126개에 이르렀기 때문에 넥센 벤치에서는 완투승을 위해 교체를 망설이기보다 곧바로 김영민을 올려 경기를 끝냈다.
비록 완봉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그 만큼 빛나는 역투를 펼친 나이트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위 넥센은 5위 롯데에 3경기 차로 쫓기고 있었다. 만약 부산 원정 2연전에서 모두 패하면 1경기 차까지 바짝 쫓길만한 상황이었다. 15일 선발로 넥센은 에이스 나이트를 냈고, 롯데는 홍성민을 올렸으니 넥센으로서는 반드시 승리를 기대 할만한 매치업이었다.
이날 경기로 나이트는 롯데전 절대강세를 이어갔다. 올 시즌 롯데전 3경기에서 3승, 21⅔이닝을 던지며 자책점은 단 1점이다. 앞으로 넥센과 롯데는 5번 더 만나야하는데 이처럼 특정 팀 상대로 강한 선수가 있다는 건 큰 도움이 된다.
경기 후 나이트는 "쉬는 내내 바깥쪽 제구를 다듬으려고 노력했다. 오늘은 바깥쪽 제구가 연습한대로 잘 들어갔다. 특히 포수 허도환과의 호흡이 좋았고 경기내내 서로 같은생각을 유지하며 경기를 해 나간것 같다. 오늘이 올 시즌 중 가장 편안한 피칭이었던것 같고 오늘같은 경기력을 앞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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