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넥센, 6선발 카드 만지작거리는 이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8.16 06: 03

치열한 4강 경쟁을 벌이고 있는 넥센이 나이트의 호투를 앞세워 한숨을 돌렸다.
넥센은 1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6-1로 완승을 거두고 5위 롯데와의 격차를 4경기로 벌렸다. 나이트는 9회 2사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쳐 완봉승을 눈앞에 뒀으나 연속 2안타로 실점, 9승에 만족해야 했다. 에이스를 꺼내든 넥센은 4강 싸움에서 일단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그렇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4경기 차이가 나지만 롯데와의 맞대결 5번이 남아있기에 남은 경기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게다가 6연승을 달리고 있는 6위 SK도 신경쓰인다. SK와는 5경기 차이, 넥센은 그들에게 4승 8패 1무로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창단 첫 4강 진출 달성까지는 아직 여러 고비가 남아있다.

이러한 가운데 넥센 염경엽 감독은 6선발을 선언, 눈길을 끌었다. 15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우리 팀은 6선발을 유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통 6선발은 선발진이 강한 팀이 쓰는 방법이다. 6명의 투수가 1주일에 자기가 맡은 요일에만 등판하게 되는데, 그러면 체력적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불확실성이 줄어들기에 컨디션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넥센 선발은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넥센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63으로 9개 구단가운데 7위, 퀄리티스타트도 38회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나이트와 밴헤켄이 작년보다 성적이 떨어졌고, 강윤구-김영민-문성현 등 기대주들은 성장이 더디다. 현재 4위를 유지하고 있는 힘도 선발진 보다는 타선에서 왔다.
또한 현 시점에서 6선발은 큰 의미가 없다. 2연전씩 치러지고 있기에 휴식일이 더 빨리 돌아오고, 그나마도 9월 11일 이후에는 불규칙하게 일정이 짜여진다. 넥센이 앞으로 일주일에 6경기씩 치르는 건 단 3주 뿐이다. 그렇다면 염 감독이 6선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염 감독은 "6선발이라고 해서 순서대로 6명의 선발이 투입되는 게 아니다. 만약 중간에 비가 오거나 일정이 빠지는 날이 있다면 그날 선발투수는 다른 날 롱 릴리프 개념으로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1+1 개념으로 선발투수를 운용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염 감독은 "이러한 방법을 두고 '변칙'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운용'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렇게 된다면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6명의 선발투수는 나이트, 밴헤켄, 김영민, 강윤구, 문성현, 오재영이다. 6명의 선발투수가 '1+1'에 모두 해당되는 건 아니다. 나이트와 밴헤켄은 불펜 투입에서 제외다. 염 감독은 "아무래도 오재영이 불펜으로 투입되는 경기가 가장 많을 것 같다"며 "내년에도 오재영은 선발투수로 기회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6선발을 통해 염 감독이 노리는 건 선수들의 체력 안배다. 그는 "8,9월에 치고나가는 팀은 없다. 모두들 힘들 시기이기 때문에 버티는 팀이 살아 남는다"면서 "6선발을 운영하는 것도 체력 안배의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중간계투가 허약한 넥센이기에 6선발을 통한 '1+1' 전략은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염 감독의 후반기 승부수가 넥센의 4강행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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