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의 주인공인 배우 이준기는 어둡고 거친 느와르 드라마를 생동감있는 연기로 소화해내고 있다. 이쯤되면 느와르 전문배우라는 호칭을 붙여줘도 될 듯 싶다.
극중 이준기가 분한 장태산은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투윅스' 4회에서 자신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문일석(조민기 분)과 검사 박재경(김소연 분), 경찰 임승우(류수영 분) 등 공권력의 눈을 피해 탈주를 이어갔다.
장태산의 하루는 험난했다. 그는 살해 혐의로 검거됐지만 백혈병에 걸린 어린 딸에게 골수를 이식하기 위해 탈주했다. 그리고 경찰에게 쫓기다 험난한 산에서 진퇴양난의 상황에까지 처하게 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산에는 문일석이 보낸 킬러 김선생(송재림 분)이 덤벼들었다. 거창한 용기도 무기도 없는 그였지만 딸이 준 곰돌이 인형일 손에 꼭 쥐고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의 시련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겨우 민가에서 양복과 안경을 구해 위장을 했지만 전국 곳곳에 그를 찾는 경찰들이 득실했다. 우여곡절 끝에 장태하는 경찰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 채 중요한 증거가 담긴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고만석(안세하 분)을 찾아갔다. 그러나 고만석은 이미 김선생에게 목숨을 잃은 상황이었고, 이로써 장태하의 살인 혐의는 1건이 아닌 2건이 됐다.
이제야 4회의 방송이 된 '투윅스'는 초반부터 이처럼 강한 사건들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준기를 비롯한 등장 인물들의 행동은 거침없고 대담하다. 장태하와 문일석의 대립도 명확하다. 문일석 일파는 장태하를 점점 도망칠 수 없는 사지로 몰고 가고, 장태하는 그런 문일석을 디지털카메라에 담긴 증거로 죄어온다. 이 구도는 어찌보면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화려한 액션과 디테일한 장치들로 인해 긴장감 넘치게 표현된다.
그리고 영화를 방불케하는 이러한 긴장감에는 주인공 이준기의 공이 크다. 지난 2007년 방송된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거칠고 강한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다. 이준기는 6년이 지나 '투윅스'에서도 녹슬지 않은 열연을 펼치고 있다.
몸 사리지 않는 이준기의 모습은 자연스레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모래 더미에 깔려 작은 빨대 구멍으로 숨을 쉬거나, 직접 절삭기로 수갑을 자르는 등의 연기는 '투윅스'가 TV드라마로서의 한계를 넘은 듯한 느낌을 준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은 이제 이준기의 몸에 착 달라붙어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준기의 이러한 연기는 과거 예쁜 남자 이미지의 대명사였다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다. 드라마 첫 방송 전 MBC '섹션TV 연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쁜 남자 이미지는 기억에 없다"며 "이번엔 정말 끝났다. 일부러 구르고 달리고 싸우고 망가진다"고 말했던 그다. 과연 이 호언장담처럼 이준기는 '투윅스'를 통해 느와르라는 장르에 걸맞은 거친 연기를 탁월하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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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윅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