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팬들에게 있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은 손꼽아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세계 3대리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열기와 치열한 승부를 자랑하는 EPL을 기다리는 한국팬들의 마음을 설레게하는 반가운 소식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올 시즌부터 '남웨일스 더비'로 맞붙는 두 명의 코리안 리거 소식이다.
올 시즌 EPL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코리안 리거를 꼽으라면 단연 김보경(24, 카디프 시티)이다. 카디프 시티가 지난 2012-2013시즌 챔피언십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 EPL 승격에 성공하면서 김보경은 잉글랜드 무대 진출 후 1시즌만에 챔피언십 선수가 아닌 프리미어리거로 당당히 그라운드에 서게 됐다.
카디프 시티의 승격으로 인해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김보경과 기성용의 맞대결이다. 2012 런던올림픽 영광의 동메달 멤버인 두 사람은 국가대표팀 소집이 있을 때마다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 두 명이 꿈의 무대 프리미어리그에서 팀의 주축으로 나서서 벌이는 더비전은 한국팬들에게 있어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틀림없다.

코리안 리거 두 명이 맞붙는다는 사실만으로도 EPL을 보는 즐거움이 늘어나는데, 두 팀 간에 얽힌 역사도 이야깃거리를 더해준다. 웨일스를 같은 연고로 두고 있는 스완지 시티와 카디프 시티의 남웨일스 더비는 잉글랜드 더비 중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 대결이다.
때로 폭력 사태를 일으킬 정도로 신경전이 팽팽한데다 자존심 싸움도 보통이 아니다. 역사와 자존심을 건 맞대결 속에 기성용과 김보경이 함께한다는 것은 한국팬들에게는 가슴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남웨일스 더비'에 앞서 EPL 개막을 맞는 둘의 과제는 따로 있다. 주전을 확보해야한다는 과제다. 카디프 시티의 승격에 일조하며 팀의 주축 멤버로 자리잡은 김보경은 올 시즌 활발한 활약이 예상되고 있어 주전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어보인다.
반면 기성용의 경우 스완지 시티가 경쟁자 존조 셸비, 알레한드로 포수엘로 등을 영입하며 입지가 예전만큼 단단하진 않은 편이다.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프리시즌과 유로파리그를 거치며 로테이션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기성용이 주전 경쟁을 통해 자리를 확보해야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두 코리안 리거가 펼칠 '남웨일스 더비'를 기대하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기성용과 김보경이 올 시즌 EPL에서 펄펄 나는 모습을 보여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의 생존경쟁은 EPL 개막을 앞둔 지금,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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