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지고 있어도 역전 생각"…역전의 명수 LG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6 06: 34

"지고 있어도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LG 외야수 이진영(33)은 올해 최형우(삼성)와 함께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결승타를 기록하고 있다. 2차례 끝내기 안타 포함 6회 이후 결승타가 5개나 될정도로 승부처에 강하다. 지난 15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3-4로 뒤진 7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필승맨 박정진을 무너뜨리는 2타점 역전 2루타로 날아올랐다. 
LG는 6-4로 역전승했고, 이진영은 히어로가 됐다. 하지만 그는 "내가 아닌 다른 선수라도 칠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집중력이 최상이다. 해보려는 의욕이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영 외에도 LG는 무려 12명의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결승타를 때릴 정도로 날마다 스타가 바뀐다. 

이처럼 모든 선수들이 해결사가 될 수 있기에 LG는 언제든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다. 이진영은 "경기 초반 지고 있어도 역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 모두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다. 작년과 180도 바뀐 부분"이라며 "역전하는 경기가 많아지며 선수들도 계속 찬스를 만들다보면 뒤집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진영의 말대로 올해 LG는 그야말로 역전의 명수다. 올해 LG가 거둔 57승 중 25승이 역전승이다. 9개팀 중에서 역전승이 가장 많은 팀이 바로 LG다. 그것도 6회 이후 역전승이 무려 13승으로 9개팀 중에서 최다. 경기 중후반 뒤집는 게 많다. 상대팀 필승불펜들을 무너뜨릴 정도로 힘이 아주 세진 것이다. 
실제로 LG는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역전승한 게 10승으로 가장 많다. 나머지 8개팀의 평균 승수는 5.8승이다.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무려 7번이나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는데 이 역시 나머지 8개팀의 같은 조건 평균 승수 3.1승보다 2배 더 많다. LG의 역전승은 질적으로 다르다. 유독 인상 깊은 이유다. 
이처럼 LG가 역전의 명수가 될수 있었던 데에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추가 점수를 주지 않는 불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점수차를 불펜에서 유지해주고 있기 때문에 LG 타선도 힘을 낼 수 있다. 투타 선순환으로 조화가 이뤄진 것이 바로 역전의 명수 LG의 결정체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결정적이다. 흐름의 스포츠 야구에서는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야 상상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다. 이진영은 이날 한화전에서 포구-송구 실책 2개를 범한 문선재에 대해 "나도 어렸을 때 실수하고 덕아웃에 들어가면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당당하고 쾌활하게 해야 한다. 아마추어도 아니고, 프로는 경기가 매일 있다. 만회할 기회는 충분하다. 고개 숙이지 말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LG가 진짜 강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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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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