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의 폐지가 결정된 가운데 합류한 지 두 달이 돼 가는 개그맨 이수근·장동혁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무릎팍도사’에는 전 국가대표 농구 선수 서장훈이 출연해 농구인생과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무릎팍도사’는 종영까지 한 회를 더 앞두고 있는 상황. 무릎팍 도사인 강호동을 보조하는 이수근과 장동혁은 이 날도 강호동과의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이수근과 장동혁의 가장 차별화된 활약은 두 사람이 콩트 식으로 말을 주고받으며 게스트에 대해 소개하는 ‘듣겄어 프로필’이다. 두 사람은 ‘듣겄어 프로필’을 통해 게스트들의 행보를 소개하는 한편 초반에는 깐족거림으로, 뒤에 가서는 게스트들의 업적을 칭찬하다 “듣겄어”라는 말로 마무리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날 두 사람은 코트 위의 골리앗 서장훈 앞에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특유의 깐족거림을 발휘했다. 이수근은 서장훈이 신촌 꽃미남 F4로 활약했던 과거를 전하며 “내가 본 프로필 중 제일 웃기는구먼”이라 평가하고, 장동혁은 미국에 유학을 갔다 1년 만에 아무 것도 없이 돌아온 서장훈의 행보를 콕 집어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두사람은 은퇴를 한 후 쉬고 있는 서장훈에 대해 "큰백수"라 칭하며 서장훈의 심기(?)을 건드렸다.
또한 이수근은 자신의 작은 키를 서장훈과 대비시키는 센스를 발휘했다. 서장훈은 중학교 시절 갑자기 키가 많이 자랐던 이야기를 하며 이수근에게 "그런 경험이 있을 것 아니냐"라고 동의를 구했고, 이수근은 "나는 커본 적이 없다"라고 받아쳐 좌중을 폭소케했다. 그런 그에게 서장훈은 "언젠가는 있었을거다"라고 말해 한 번 더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근과 장동혁은 지난 6월 27일부터 ‘무릎팍도사’에 건방진 도사 개그맨 유세윤, 올밴 우승민의 뒤를 이어 출연하게 됐다. 방송 초반 두 사람의 출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시간이 흐르고 자연스러운 진행이 '무릎팍도사'의 안정화에 기여함에 따라 곧 잠잠해졌다.
프로그램에서 이수근과 장동혁이 맡은 역할은 각각 내조 담당 수근댁, 섭외부터 소품까지 모든 외조를 도맡을 총무역의 장실장 캐릭터다. 두 사람은 과거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그냥 내비둬'와 '봉숭아학당'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경험을 살려 강호동과 함께 해온 마치 원년 멤버였던 것처럼 '무릎팍도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특히 강호동과의 자연스러운 호흡은 이수근의 영향이 컸다. 오랜 시간 예능프로그램에서 강호동과 함께 해 온 이수근은 강호동의 모든 필요를 읽어내며 적시적소에 리액션을 주고받았고, 강호동 역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이수근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그를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7년 동안 국민 토크쇼로 사랑받았던 '무릎팍도사'는 오는 22일 방송되는 김자옥 편을 끝으로 종영된다. 채 두 달도 되지 않는 기간동안 강호동을 도와 '무릎팍도사'에 안정감과 웃음을 더했던 이수근과 장동혁의 활약은 그래서 더 아쉬움을 남긴다. 프로그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재능있는 개그맨들의 왕성한 활약을 기대해본다.
‘무릎팍도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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