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다투는 1위 삼성과 2위 LG이 지난 8월 13~14일 대구에서 화끈한 타격전으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평균자책점 1위 LG와 2위 삼성전이어서 점수가 적게 나올만도 했지만 13일 12차전은 난타전으로 이어진 끝에 트윈스가 16-9로 대승했습니다.
양팀의 선발은 LG는 지난 해까지 에이스였던 주키치가 올해는 4승6패로 부진해 2군에서 37일간 재정비를 한 후 등판했고, 삼성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3.5점대의 장원삼이 나왔으나 초반부터 두 투수가 두들겨 맞았습니다.

결국 장원삼은 2와 2/3이닝 8피안타 4사사구 9실점(8자책점)을, 주키치는 4와 2/3이닝 10피안타 3사사구 9실점(8자책점)을 기록하고 강판했습니다. 두 투수 한경기 최다실점이었습니다.
양팀 타선은 똑같이 선발전원안타를 때리는 진기록을 세웠는데 동시 선발전원안타는 프로야구 32년사에 네 번째 나온 희귀 기록입니다.
LG의 전원안타와 전원득점은 올시즌 첫번째 기록이고 통산 50번째 기록입니다.
14일 양팀의 13차전에서는 삼성이 12안타를 몰아쳐 LG를 9-2로 대파했습니다.
이날 삼성의 박석민은 투런홈런 등 3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이승엽이 투런홈런 등 2안타를, 타격 1위 채태인이 2안타를 날려 타율을 3할7푼1리로 약간 끌어올렸습니다.
양팀의 올해 맞대결 성적은 LG가 7승6패로 약간 우세합니다. 잔여 경기는 9월 7일(토)과 8일(일) 잠실에서 열리고 비로인해 연기된 한 경기는 9월 19일 이후 잠실에거 거행돼 모두 LG의 홈경기로 열립니다.
양팀의 불꽃튀는 방망이 대결은 과거 LG의 전신인 MBC 청룡 시절부터 유명합니다.
매년 성적으로는 삼성이 대부분 우위에 섰으나 프로야구가 출범한 원년 OB와 삼성이 코리안시리즈에 진출하고 추격전을 펼쳤는데 MBC는 후기리그에서 삼성과 각축전을 펼쳤습니다.
또 첫해 8월 26일 대구전에서 배대웅과 김인식이 2루에서 충돌한 것이 발단이 돼 양팀 선수단이 집단싸움을 벌이고 백인천 청룡 감독이 판정에 불복, 최초의 몰수게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해 이후에도 양팀 대결은 남달랐습니다.
올해도 13차전까지 대결에서 LG는 삼성전에서 68점을 뽑아 다른 팀과 경기에서 보다 많은 점수를 뽑아내며 삼성을 괴롭혔습니다.
지난 해는 삼성이 14승5패로 LG를 압도한데 비해 올해 대등한 성적을 내자 트윈스 선수들은 “작년의 삼성이 아니다. 올해는 해볼만하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이들의 남은 경기와 포스트시즌 대결이 흥미롭습니다.
이들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것은 준플레이오프는 한차례도 없고 86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에서는 93년(삼성 3승2패), 97년(LG 3승2패), 98년(LG 3승1패) 세번입니다.
한국시리즈는 LG가 MBC를 인수한 첫 해인 90년(LG 4승무패)과 2002년(삼성 4승2패) 두차례 대결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 97년 정규 시즌에서 유별나게 타격전을 전개했는데 5월 3~4일 대구전은 보기드문 난타전에 부정배트 소동까지 겹쳐 두고두고 추억에 남습니다. 당시 삼성은 3연전 동안 무려 17개의 홈런을 쳤습니다.

1차전 3-9, 2차전 5-27, 3차전 1-13.득점에 관한 기록은 다 갈아치울 만큼 엄청난 점수가 나왔습니다. 특히 2차전은 프로야구 30년사에 한팀 최다득점 기록으로도 길이 남을 만큼 대량 득점이었습니다.
이날 삼성의 2루수 정경배(현재 SK 수비코치)가 1, 2회 연타석으로 만루홈련 두방을 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최익성,`류중일,`김태균(2개),`이승엽,`김영진 등 6명의 타자가 9방의 홈런을 작렬시키고 이승엽(3개), 양준혁`신동주(2개)는 2루타 7개를 보탰습니다.
LG는 5월 5일에도 선발 김용수 등 7명의 투수를 투입했지만 이승엽,`김한수(각 2개), 신동주에게 5개의 홈런을 허용한 끝에 1-13으로 대패를 당했습니다.
이전까지 10연승 신바람을 내던 LG의 천보성 감독은 5일 경기중 부정배트 의혹을 제기했고 삼성 백인천 감독은 발끈했습니다.
백 감독은 문제의 방망이(미국 전지훈련 중 구입한 미제 미즈노 제품)를 선택했다고 밝혔으나 1990년 LG 감독 시절 압축배트 시비에 휘말린 전력이 있었습니다.
부정배트 파문을 풀기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처음에 어설프게 대처했다가 나중에는 일본과 미국에 전문가들을 파견해 알아보고 결론은 부정배트는 아니라고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재계 라이벌 삼성과 LG는 감정이 쌓였고 야구단끼리도 예민해졌으며 구단주와 사장들이 모인 골프 모임에서 구본무 LG 회장과 부정배트 문제로 의견 대립을 보인 박종환 KBO 사무총장은 몇 달 후 자리를 내놓는 등 후유증이 컸습니다.
2강-5중-2약 체제가 된 현재 추세로 봐서는 삼성과 LG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실시되고 잘하면 한국시리즈 대결도 11년만에 펼쳐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타격전으로 전개될 양팀의 대결은 보다 흥미로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