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입은 ‘투윅스’, 안방극장 들었다 놨다 ‘밀당의 고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8.16 08: 35

도망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긴박감이 넘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는 이 같은 쫄깃한 전개에 다소 코믹스러운 요소를 가미했다. 어느 순간에는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긴장감이 넘쳤다가 어느 순간에는 웃음이 빵 터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일명 ‘밀고 당기기(밀당)’의 고수가 나타났다.
‘투윅스’는 의미 없는 삶을 살다 살인 누명을 쓴 한 남자가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어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4회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장태산(이준기 분)의 도주 과정이 긴박감 넘치게 그려지는 가운데 그의 행적 속에 따뜻한 인간미가 담기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14일 방송된 3회부터 이 같은 태산의 보기만 해도 짠한 따뜻한 됨됨이가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모래더미 속에서 빨대로 숨을 쉴 정도로 목숨이 위태로웠다가도 우연히 마주친 민가에서 백숙을 뜯어먹느라 정신이 없는 태산의 모습은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이 과정에서 태산에게 백숙을 먹게 해준 할머니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다가 검사 박재경(김소연 분)과 형사 임승우(류수영 분)가 들이닥치는 바람에 또 한번 위기를 겪게 된다.

때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가 때론 피식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지난 15일 방송된 4회에서도 이어졌다. 태산은 승우와 재경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어쩔 수 없이 민가에 숨어들어 칼을 들이밀었다. 부녀를 협박한 그는 다시 배 채우기에 집중하다가 자신이 성폭행범으로 오인받고 있다는 사실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내가 막장이라도 억지로 여자 안 건드린다. 여자 널렸다”며 항변했고 겁에 질린 딸에게 옷을 던져주며 자신을 향한 오해의 시선을 거두게 만들었다.
결국 태산의 이 같은 인간미는 부녀로 하여금 신고를 늦게 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도주 중인 태산은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특유의 따뜻한 심성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이는 이 드라마가 부도덕한 사회지도층으로 인해 위험에 빠진 태산이 딸을 위해 도주하는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전개를 예상하게 만든다.
이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인물 하나 하나에 매력을 입힐 수 있는 소현경 작가의 힘이 크다. 진지한 가운데서도 유머를 가미하는 소 작가의 인물 설정은 보는 맛이 많은 드라마를 만들었다. 현재 ‘투윅스’는 탄탄한 짜임새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청률이 아쉽지만 코믹까지 녹여 넣어 재미를 한껏 올리고 있는 ‘투윅스’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한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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