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상’이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등 충무로 최고 배우들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메가폰을 잡은 한재림 감독이 이른바 ‘꿈의 캐스팅’에 얽힌 비화를 16일 영화배급사 쇼박스 미디어 플렉스를 통해 전했다.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나라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 감독은 영화의 중심인 관상가 내경 역의 송강호에 대해 “그와의 인연으로 모든 게 시작됐던 것 같다”며 “그가 아니면 조선 최고의 관상가,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지나는 관상가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었을까. 희극적인 모습도 있고 또 비극적인 모습을 갖춘 내경이라는 인물을 다 표현해줄 수 있는, 그리고 관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라고 했을 때 송강호에 대해 아무도 반론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양대군 역을 맡은 이정재에 대해서는 “계유정난이 일어났을 당시 수양대군의 실제 나이가 대략 37살 정도라고 하더라. 30대 후반의 나이에 야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야망이 결코 천박하지 않고 태생적인 품위가 묻어 나오는 인물, 새로운 수양대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러한 수양대군의 모습은 영화 ‘하녀’에서 보았던 주인 남자 훈을 연기한 배우 이정재를 떠올리게 했다”는 말로 낙점 이유를 밝혔다.

수양대군과 대립하는 김종서 역할의 백윤식에 대해 한 감독은 "김종서 장군은 권력자이자 동시에 올바른 선비의 모습을 갖춘 인물이다. 이 캐릭터를 가장 영화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연륜을 가진 배우는 바로 백윤식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조정석 캐스팅 비화도 전했다.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 내경을 도우려다 뜻밖의 일에 휘말리는 팽헌 캐릭터를 연기한다. 한 감독은 “팽헌의 역할은 극의 스토리를 부드럽게 풀어주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강력한 드라마로 전환시키기도 하는 영화의 핵심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진지하게 몰입할 수 있는 그러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에 조정석 씨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핫스타로 떠오른 이종석 캐스팅 비화 또한 밝혔다. 이종석은 영화에서 내경의 아들 진형 캐릭터로 출연한다. 한 감독은 “내경의 아들 진형은 성치 않은 몸을 가지고 있으며 사연이 있는 인물이다. 그러한 진형이 전형적인 캐릭터이기 보다는 외로움, 쓸쓸함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로 비춰지길 바랐다. 큰 키에 왠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사연이 있는 뒷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종석에게서 진형을 떠올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홍일점으로 영화에 참여한 연홍 역의 김혜수에 대해서는 "연홍역은 캐스팅 막바지에 이루어졌다. 쟁쟁한 남자 배우들 가운데 유일한 홍일점 캐릭터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계속 김혜수라는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다가 시나리오를 보내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흔쾌히 응해주셨다. 김혜수가 합류함으로써 우리 영화의 화룡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관상’은 새롭게 재해석한 역사를 바탕으로 웅장한 스케일, 개성 있는 캐릭터, 묵직한 드라마가 담긴 깊이 있는 스토리로 알려진 기대작이다. 오는 9월11일 개봉한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