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강민호, 수비에서도 특급 안방마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8.17 08: 00

2013년 8월 '예비 FA' 강민호(28,롯데)는 뜻깊은 기록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했다. 첫 번째는 통산 1000경기 출장으로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달성했다. 통산 103번째, 역대 포수 가운데는 최연소로 1000경기에 나섰다. 2004년 입단 후 10년을 꼬박 뛰고서야 이룩한 소중한 기록이다.
두 번째는 통산 500타점 기록. 16일 사직 넥센전에서 강윤구를 상대로 3회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5년 4월 5일 사직 현대전에서 전준호(은퇴)를 상대로 첫 타점을 기록한 이후 매년 평균 60타점 이상 올린 끝에 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2008년에는 82타점을 올리면서 리그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두 기록 모두 현재 강민호의 가치를 입증하는 기록이다. 아직 30살이 넘지 않은 포수가 달성하기는 결코 쉽지않은 기록. 고졸 포수로서 일찌감치 주전을 차지하고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달성이 가능하다. FA 달성을 앞둔 강민호는 뜻깊은 누적기록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사실 올해 강민호의 타격성적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율 2할4푼2리 7홈런 45타점은 그의 이름에 비해서 아쉬운 것도 사실. 시즌 초부터 잔부상에 꾸준히 시달려왔고, 타석에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타율 2할5푼 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강민호는 올해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포수,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공격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강민호지만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도루저지율은 5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가운데 단연 1위. 84경기에 포수마스크를 쓰며 최다출전을 한 강민호는 3할5푼6리의 도루저지율로 가장 높다. 2위인 양의지(.330)와의 격차도 어느정도 벌렸다.
적은 실책을 유지하는 것도 필수. 2011년 15개의 실책을 저질러 포수가운데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던 강민호는 2012년 실책 3개로 가장 적은 실책을 했다. 올해도 강민호는 5개의 실책을 하고 있다. 투수 리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올해 한층 좋아졌다는 평. 김시진 감독은 "올해 강민호의 수비와 투수 리드는 흠잡을 곳이 전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강민호 스스로도 상대 타선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평에 대해 강민호는 "(포수로) 1000경기 출장 했으면 이 정도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 말을 하는 순간 15일 1000경기 출장기록을 세운 조성환이 "1000경기 그거 아무나 하는건데 무슨 티를 내냐"며 농담을 던지며 지나갔다. 씨익 웃어보인 강민호는 "올해를 앞두고 준비했던 부분이 잘 통하고 있다"면서 "사이판 캠프에서 2루 송구동작이나 볼 빼는 것을 많이 연습했다. 이런 부분이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초 타격부진을 겪은 강민호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그는 묵묵히 포수마스크를 쓰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 동안 강민호가 포수 자리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주며 주목 받았다면, 올해는 주전 안방마님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줘도 모자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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