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노린 '어드벤처', 왜 외면 받았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8.17 08: 30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MBC 예능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는 SBS ‘정글의 법칙’이 잡고 있는 금요일 오후 10시 시간대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계획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야심차게 계획된 이 프로그램은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 경쟁작에 크게 뒤졌을 뿐 아니라 중간에도 미치지 못한 부진한 모습으로 사실상 뼈아픈 실패작으로 남게 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 마지막 회는 유상철·김주경, 조성모·류태준, 줄리엔 강·정가람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그 결과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유상철과 그의 지인인 김주경이 90일간의 서바이벌에서 반전의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결승 레이스에도 ‘파이널 어드벤처’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관심이었다. 끝내 2%대를 벗어나지 못한 굴욕의 시청률이 그 증거다.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파이널 어드벤처’는 전국기준 2.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파이널 어드벤처'가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무관심에 시달렸던 이유는 무엇보다 서바이벌의 묘미를 살리지 못하는 편집과 밋밋한 전개에  있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레이스를 뛰었지만 정작 편집은 단순한 나열식으로 진행돼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미 시청자들은 엠넷 '슈퍼스타K'를 위시한 케이블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의 일명 '악마의 편집'에 익숙해 있다. 굳이 '악마의 편집'까지가 아니더라도 현재같은 출연자들의 생고생 나열을 벗어나 반전을 줄 수 있는 편집 방식을 사용했다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편집을 통해 출연자들끼리의 심리전을 부각하거나, 경쟁 속에 피어나는 인간애를 표현하는 등 분명한 콘셉트가 드러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필요했던 부분이다.   
또 그런 면에서 속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터뷰 영상과 자막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 특히 자막의 경우, 말로 드러나지 않는 출연자들의 속마음과 심리를 대변하면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파이널 어드벤처'에서는 자막을 출연자들의 대화나 게임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정도에만 사용했다. 인기 프로그램인 같은 방송사 '무한도전'이나 tvN '꽃보다 할배'와 같은 프로그램은 자막을 통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출연자들의 심리 설명부터 캐릭터 잡기에까지 조금 더 자막을 활용했다면 분위기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게임이 너무 쉽고 밋밋해 스포츠 경기의 박진감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이었다. 지난 16일 방송만 해도 참가자들이 했던 게임은 코코넛으로 뗏목 만들기, 통 안에 물 채우기, 추리 문제 풀기, 등대에서 빛 찾기, 동굴 속 해골 찾기, 보물 찾기 등이다. 긴장감을 자아내야 하는 게임이라기에는 좀 단순한 느낌이 있다. 조금 더 야생의 환경을 활용한 게임을 만드는 데 신경을 썼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야심작은 결국 외면 속에 실패작으로 끝났다. 그러나 90일간 자신의 한계를 깨고 대장정을 마친 출연자들과 이를 함께했던 제작진의 노고에 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파이널 어드벤처'의 실패를 바탕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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