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의 매력? 성공을 노린 '쇼'가 아니었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8.17 12: 36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가 7회에 걸쳐 방송된 할배들과 짐꾼(겸 가이드) 이서진의 유럽여행기를 지난 16일 방송을 끝으로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흡사 '신의 한수'인 듯한 섭외와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콘셉트는 나영석 PD의 손끝을 거쳐 하나의 완전체로 탄생했다.
이는 그간 한 화면에서 좀 처럼 보기 힘든 평균 76세, 총합 302세의 명배우 H4(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가 특별한 연출 없이 날것의 유럽 여행을 안방극장에 선사했기 때문. 이는 오히려 현재 세대간에 형성된 벽을 허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억지스럽지 않은 연출은 거부감을 덜었다. 과거 성공한 기획의 척도로 측정됐던 철저하게 계산된 캐릭터, 잘 짜여진 각본과 연출은 이제 옛말이 됐다. '꽃할배'는 이 모든 것들을 덜어내고, 우연과 자연스러움이 한데 뒤엉켜 매력을 배가시켰다.

나영석 PD도 이 같은 내용에 동의했다. 나 PD는 OSEN에 "예상 가능한 프로그램은 결국 실패한다. 나조차 파악할 수 없었던 예측불허의 상황들은 분명 걱정도 됐지만, 흥분도 안겼다.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자평했다.
초반 3~4%대의 높은 시청률로 첫 단추를 꼈던 '꽃할배'는 유럽여행 마지막 편이 담긴 지난 7회 방송에서 평균시청률 5.7%(닐슨 코리아,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 최고 시청률 8.7%, 수도권 최고 시청률 11.2% 등의 자체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성공을 노림수로 잘 짜여진 '쇼'를 보여준지 않았던 게, 결국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끈 주효한 원인으로 꼽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셈. 이는 자신의 가치관이 이미 뚜렷하게 확립됐고, 자신의 영역에서 적정 위치에 올라선 H4였기에 가능한 결과이기도 했다.
다행히 할배들의 여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럽여행으로 보는 이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하고, 공감하게 했던 H4 멤버들과 이서진은 이미 두 번째 여행지인 대만 여행을 끝마치고 오는 23일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그들이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삶에서 우러나온 인생 지침서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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