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프로젝트 제1탄'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유럽편이 화제 속에 종영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 제 7화는 유럽편의 마무리로 평균 시청률 5.7%, 최고 시청률 8.7%, 수도권 최고 시청률은 11.2% 등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AGB닐슨 미디어 리서치,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
이번 회차에서도 케이블과 종편을 통틀어 전연령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수도권 최고 시청률 10%대를 돌파한 저력을 보였다. 타깃 시청률인 2049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으로 지난 주에 이어 지상파를 포함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대보다 예상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고 높은 시청률을 거둔 이 프로그램. 과연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일까?
- 다시봤다 이서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 이서진을 '다시 봤다'라는 반응이 크다. 반듯한 이미지에 연기도 곧잘 하는 엄친아 배우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예능 노출이 많지 않았던 탓에 대중은 그를 자세히 알 기회가 적었었다. 그나마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에 게스트로 등장해 '미대형'으로 큰 웃음을 준 것이 '사람 이서진'에 대한 잔상이었다.
그런 이서진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의 자리를 꿰차게 됐다. 제작진의 술수에 말려들어 얼떨결에 여행에 합류하게 된 그는 툴툴거리면서도 보조개가 움푹 들어가는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고,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져도 선배들을 위해 김치찌개를 준비했다.
어른들이 행여나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을까, 몸 고생을 하지는 않을까 신경쓰며 부단히 먼저 몸을 움직이고 가이드와 짐꾼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는 믿음직한 남자, 예의바른 후배, 유머감각 있는 친구란 이미지를 획득했다. 그가 뽐낸 '노예본능'은 남을 도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의 다른 말이었고, '짐꾼'이란 수식어는 인품이 바른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란 뜻이었다. 단언컨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서진은 몇 배 많은 여성팬을 끌어모았을 것이다.
- 성공신화 나영석 PD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 나영석 PD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로 이미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는 '꽃보다 할배'를 통해 다시한 번 성공신화를 썼다.
'꽃보다 할배'의 성공은 예능 흐름에 동참하면서도 살짝 비튼 독특함이 있기에 가능했는데, 요즘 인기를 얻는 남자 관찰 형식 예능이면서도 나이대가 무려 70대라는 것이 기존 타 예능과 맥을 달리했다. H4(이순재, 백일섭, 신구, 박근형) 등 반세기 연기경력을 가진 배우들이 배낭여행을 떠나는 이 신선한 콘셉트는 결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드는 데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나영석 PD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선이 더욱 커졌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는데, 특히 이서진과 틱틱 주고받는 담소는 웃음을 자아냈다. 예를 들어 16일 방송에서 보여진 숙소 주인 가족들이 무거운 대리석을 들고 오는 것을 보고 나영석PD가 "형이 돕던지"라고 하자 이서진은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야"라며 성큼성큼 다가가 기꺼이 숙소 주인 가족들을 도우는 모습 같은 것이다.
혹자는 나영석 PD의 예리한 감각과 기획력이 통했다고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여행 직전까지 어떤 캐릭터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허나 '감이 좋다'라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다.

- 사랑스러운 할배들 H4
H4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이 배낭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과연 그게 가능할까?', '과연 재미가 있을까?'란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할배들의 여유로움과 예측 불가능함은 그 어떤 예능 캐릭터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았다.
이순재나 박근형 같은 경우는 매섭고 근엄한 이미지를 동물을 사랑하고 눙을 잘 치는 옆집 할아버지로 탈바꿈했고, 백일섭과 신구는 기존의 친근한 면모에 '귀요미' 이미지를 더했다. '구야형' 같은 별명이 이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대중의 호감도가 상승한 것이다.
이는 대중의 반응에 가장 민감한 CF업계가 가장 먼저 알아차렸고, H4에 대한 광고 러브콜로 이어졌다. 실제로 최근 LG유플러스는 자사의 IPTV인 '유플러스 tv G'(u+tv G)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에 이들 4인방을 모델로 기용했다. 대만편이 새롭게 등장하면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이다.

- 한지민·써니, 선택받은 여자들
이 외에도 배우 한지민이 '숨겨진' 또 다른 수혜자로 꼽힌다. 이서진과 이순재가 방송에서 그에 대한 인성을 칭찬한 것이 대중에 각인된 모습이다. 한지민에 대해 이서진은 "내가 본 여자 중 가장 착하다"라고 평했고, 이순재 역시 이에 맞장구치며 "참 괜찮다"라고 전해 시청자들에 인품이 바른 여배우란 인상을 심어주게 됐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써니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또 한번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서진이 열렬한 팬임을 이 방송을 통해 입증한 것이다. 당초 이서진은 써니와 함께 여행을 가는 줄 알고 설레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런 써니가 대만편에 합류, 이서진은 드디어 소원 성취를 했다. 더욱이 써니는 백일섭의 마음도 사로잡아 전편과는 또 다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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