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킨스, “한국야구, 친밀함과 존중이 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8.17 17: 11

“경기 전 상대팀 선수가 라커룸을 들러 우리팀 동료와 환담을 나누고 간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
낯선 한국 땅을 밟은 지 4경기 째. 새로운 곳에서 야구를 하며 겪는 경험에 재미있어 하고 또 많은 것을 느낀 모양이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우완 데릭 핸킨스(28)가 자신에게 가장 익숙했던 미국야구와 직접 겪고 있는 한국야구에 대한 가장 큰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중도 낙마한 개릿 올슨을 대신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핸킨스는 현재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5.57을 기록 중. 지난 15일 광주 KIA전서는 7이닝 5피안타 무실점투로 한국 무대 첫 승을 무실점 승리로 거둔 바 있다. 오자마자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 등을 경기하며 파악하는 입장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나쁘지 않게 적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7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만난 핸킨스에게 한국 야구 환경을 직접 겪어보고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을 짚어달라고 묻자 “우리 라커룸으로 상대팀 선수가 들러 반갑게 인사하고 가더라”라며 놀랐다. 한국에 오기 전 핸킨스는 라이언 사도스키(전 롯데), 마이크 서브넥(전 KIA) 등에게 한국 야구가 어떤지 말로 배웠던 바 있다.
“사도스키와 서브넥이 알려줬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가장 깜짝 놀랐던 것은 경기 전 상대팀 선수가 인사하러 우리 라커룸에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동료도 면식이 있는 그 선수를 반갑게 맞이하며 웃고 떠든다. 경기는 경기이지만 경기를 떠나서는 친구라는 인식 때문인가”.
사실 지난해 두산의 마무리로 뛰었던 스캇 프록터(은퇴)도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놀랐던 바 있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벤자민 주키치(LG)는 쉬는 날 함께 가족 여행을 갈 정도로 절친한 데 두산-LG 잠실 경기 때 주키치가 니퍼트를 만나러 두산 라커룸을 찾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미국 야구에서는 이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비즈니스적 측면이 높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못 봤는데 한국에서는 상대팀 선수와도 경기 외적으로 정말 절친하게 지내더라. 그것을 보고 상대 선수를 친구로서 존중하고 또 친밀함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이 있는 곳에 온 것 같다며 핸킨스는 대답과 함께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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