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의 한 마디에 감동을 받았다.
사연은 이렇다. 16일 마산 NC전에 선발 등판한 밴덴헐크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투구수(132개)를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밴덴헐크는 7이닝 2실점(7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쾌투를 선보였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6패째를 떠안았다.
류 감독은 17일 포항 넥센전을 앞두고 "밴덴헐크가 많이 좋아졌다. 어제 132개를 던졌는데 감독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130개 이상 던져고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고 직구 스피드도 150km 이상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밴덴헐크에게 '괜찮냐'고 물어봤더니 '팀을 위해서라면 더 던질 수 있다'고 하더라. 그 말이 참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 선발 투수에게 130개 이상 던지게 한 건 세 차례 뿐. 류 감독 입장에서는 밴덴헐크가 132개의 공을 던지며 변함없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이날 경기의 최대 소득이기도 하다. 그래서 류 감독은 "새로운 발견"이라고 표현했다.
밴덴헐크는 후반기 들어 외국인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류 감독은 "전반기 때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따면 다승왕 경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NC에 이틀 연속 덜미를 잡혔지만 밴덴헐크의 희생 정신 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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