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을 제작자로 끌어들인 ‘무한도전’의 선택은 탁월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은 1차적인 수확이었다. 그리고 지난 8년간 ‘무한도전’을 애청한 개성 강한 시청자 PD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매력이 넘쳤고 웃음도 터졌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17일 ‘무도를 부탁해’라는 특집을 마련했다. 주제 선정부터 현장 연출 및 후반 작업까지 방송 제작의 전 과정을 시청자가 책임지는 특집이었다. 그동안 '무한도전'을 향해 큰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방송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의 제작을 도맡을 특별 제작진을 찾기 위한 지원 신청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는 신청한 1000여팀 중 23팀이 멤버들에게 소개되는 현장이 공개됐다. 많은 참여자들이 미래의 PD와 방송 작가를 꿈꿨다. 이들의 열정 가득한 아이디어는 눈길을 확 끌었다.

일단 시청자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주제 제안 및 연출 방향 등을 제시했다. 솔직하고 당당한 말솜씨로 멤버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박채니 양부터 멤버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온 카이스트 대학생 김수진 씨 등이 눈길을 끌었다. 박채니 양은 당당한 대화법으로 멤버들을 기죽이게 만들면서 재치를 뽐냈다.
또한 추리와 추격전을 합친 고등학생 팀인 '박김하'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여학생 덕에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었다. 이 여학생은 박명수를 좋아한다고 영혼 없는 고백을 하면서도 거짓말을 한 게 너무 티가 나는 귀여운 매력을 드러냈다. 덕분에 본의 아닌 영혼 없는 칭찬을 듣게 된 박명수는 민망해 했고, 유재석은 거짓말을 못하는 이 여학생과 만담을 이어가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무한도전’ 애청자로서 방송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속사포 초등학생 이예준 군은 입만 열면 빵빵 터졌다. 아이디어가 충만한 이 학생은 ‘무한도전’을 제작할 수 있는 2팀 중 1팀으로 선정된 후 기존 했던 특집과 별다른 아이템을 내놓지 못하자 당황한 나머지 “막장을 넣어야 한다”고 폭탄발언을 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패러디 영상을 500개 넘게 제작할 정도로 열정이 가득한 어린 PD의 귀여우면서도 열정 가득한 속사포 제안은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어린 아이의 꿈과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눈높이를 맞춘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의 배려는 언제나처럼 훈훈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날 방송의 재미는 재기발랄한 주제와 기획을 가지고 온 시청자들과 그들의 이야기에서 능수능란하게 재미를 끌어내는 멤버들의 조합이었다. 멤버들은 긴장이 역력한 시청자들에게 말을 끊임 없이 붙이고 눈높이에 맞는 대화법으로 시청자들의 개성만점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또한 지난 8년간 안방극장에 웃음을 전달하며 끌어모은 시청자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묘미도 있었다.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토요일마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의 응집력은 ‘무도를 부탁해’를 통해 폭발했다. 이날 ‘무도를 부탁해’는 8년간 방송되며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고 덕분에 시청자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무한도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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