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는 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가 매 경기 배수의 진을 치고 공격적인 운영을 펼치고 있다. 전북은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최근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를 달렸다. 하지만 경기 후 최 감독은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이날 경기 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북은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남과 홈경기서 평소와 다르게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동국과 케빈을 내세워 4-4-2 포메이션을 구성한 것은 다를 바가 없었지만, 최근 경기서 처음으로 케빈과 레오나르도, 티아고 등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가동했다. 공격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용이었다.

단순히 공격진을 외국인 선수로 구성한 것만이 아니다. 중원 미드필더에 이승기와 정혁을 배치시켰다. 공·수 밸런스를 위해 서상민과 정혁이 아니라, 공격적인 운영을 위해 이승기를 투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티아고가 공격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 선발로 넣었다. 오늘 경기 뿐만 아니라 계속 승부를 걸어야 해서 공격적으로 운영하게 됐다"고 답했다.
물론 공격적인 운영에 대한 부담은 존재했다. 전남과 경기 전 만난 최 감독은 "외국인 선수 3명을 선발로 내세운 건 처음이다. 공격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약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강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남이 많이는 못 이겨도 잘 안지는 만큼 1골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이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리그가 상·하위로 나뉘는 27라운드가 되기 전까지 최대한 선두권과 승점 차를 좁히겠다는 생각인 것. 최 감독은 "스플릿 이후에 승점 차를 좁히는 건 힘들다"면서 "그래서 무승부는 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승부를 내야 하니까 공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스플릿 시점까지 승점 차를 몇 점까지 좁혀야겠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무조건 승리만을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걱정을 하고 있는 점은 분명했다. 최 감독은 "상위팀의 조건은 홈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일정한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 우리는 지금 악을 쓰고 가는 것이다. 아직 경기력이 일정한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의 발언은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슈팅 횟수에서 전남을 압도하기는 했지만, 경기력에서 압도한다는 느낌은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느낌은 결과로 나타났다. 후반 2분 이승기의 중거리포 득점이 이날 유일한 득점이었던 것. 그만큼 최강희 감독은 경기 내용에 있어 불만이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최 감독은 "분명히 공격적인 주문을 하고 교체를 했음에도 전혀 공격적이지 못했다. 수비 또한 지키는데 급급했다. 남은 경기서 선두와 최대한 승점 차를 좁히고, 스플릿 이후 상위 리그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서 잘못된 부분을 계속해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내비쳤다. 최 감독은 "경기력이 좋지는 않지만,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강해지고 있다. 또한 하고자 하는 의욕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만큼 팀이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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