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벼랑 끝 이미숙, 뭘 그렇게 잘못했나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8.18 09: 30

KBS 2TV 주말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이미숙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숙은 극중 한 가정을 파탄 낸 악녀로 낙인찍혀 벼랑 끝에 내몰린 모양새다.
지난 17일 방송된 '최고다 이순신' 47회에서는 미령(이미숙 분)이 창훈이 사고사한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되는 내용이 그려졌다. 미령은 창훈이 자신을 구하려다가 대신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순신의 곁에서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
미령은 자신이 그동안 쌓아올린 배우 커리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사고 현장을 떠난 후 사건을 외면했고, 창훈의 사망 소식 이후에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술에 기대 지냈다. 어린시절부터 고아로 자랐던 미령은 끔찍하게 외로웠던 세상에서 친딸 순신(아이유 분)이라는 빛을 만나 드디어 따뜻한 가족의 정을 느끼려던 찰나, 다시 한 번 자신이 외면하려고 했던 사고에 의해 발목을 잡혔다.

방송 초반 미령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밑도 끝도 없는 순신 괴롭히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혈육 한 점 없는 막막한 현실에서 성공하기 위해 독기를 품고 달려왔던 그의 과거가 설명되며 점차 캐릭터에 공감대를 쌓았다.  
이에 현재 미령의 "내가 뭘 잘못했냐"고 악을 쓰는 모습도, 미령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미령은 반평생동안 딸을 입양 보냈다고 알고 있었고, 창훈이 멋대로 데려다 키운 순신의 존재를 알게된 후에는 세상을 살아올 수 있었던 단 하나의 힘인 배우의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를 맞았기 때문에 곧바로 모성애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았던 일이다.
또한 톱배우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미령의 앞에 벌어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로 인해 모든 것이 어그러진 지금 상황에서 순신의 가족들은 상실감의 원인을 모두 미령에 돌리고 그를 맹비난, 미령의 멱살을 잡고 "네가 인간이냐"고 소리치거나, "떠나달라"는 말을 쉽게 내뱉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극의 초반부터 종영을 단 3회 앞둔 지금까지, 미령과 정애(고두심 분)의 입장 차이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미령과 정애 모두 답답하고 억울한 상황은 틀림없지만 이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단 하나의 열쇠도 순신임이 분명한 상황. 순신이 갈등을 극복하고 키워준 엄마와 낳아준 엄마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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