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항변, "대전구장 넓혀서 홈런없다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9 06: 04

올해 한화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홈런이 없다는 점이다. 올해 91경기에서 팀 홈런이 33개에 불과하다. 한화와 이 부문 8위 롯데(41개)를 제외한 나머지 7개팀은 최소 50개 이상 쳤다. 1위 넥센은 93개의 팀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화의 팀 홈런 감소에 결정적인 이유로 홈구장 대전구장 확장이 자주 거론된다. 한화는 기존 좌우 97m, 중앙 114m 대전구장을 지난 겨울 리모델링을 통해 좌우 100m, 중앙 122m로 거리를 늘렸다. 펜스 높이도 기존 2.8m에서 좌우 3.2m, 중앙 4.5m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실제로 대전구장에서 홈런은 많이 줄었다. 지난해 58경기에서 87홈런으로 경기당 평균 1.50개. 그러나 올해는 41경기에서 37홈런으로 경기당 평균 0.90개로 확 줄었다.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0.82개) 다음으로 홈런이 적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전구장을 왜 넓혔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펜스 확장을 요청한 김응룡 한화 감독도 이 같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김 감독은 "야구장을 넓힌 바람에 졌다고 해서 맨날 반성했다"며 "똑같은 야구장이고 똑같은 조건인데"라고 답답해 했다. 
김 감독의 답답함은 지난주 청주구장 경기를 통해 확신으로 바뀌었다. 한화는 지난 7일 SK, 13~14일 NC 상대로 청주구장에서 3경기를 가졌다. 청주구장은 좌우는 100m로 정상이지만 중앙 110m로 매우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홈런공장' 청주 3경기에서도 한화는 홈런 1개를 치는 동안 피홈런을 4개나 허용하고 말았다. 
대전구장도 마찬가지.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홈런 13개를 치는 동안 피홈런이 24개로 훨씬 많다. 같은 조건에서 한화가 홈런을 많이 치지 못한 것이다. 김응룡 감독은 "이제 구장 커서 홈런 못친다는 소리는 안 나오겠다. 짧은 구장에서도 홈런을 못 치는데 더 이상 구장 이야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구장 크기가 변수가 아니라면 왜 홈런이 줄어들게 된 것일까. 김 감독은 "나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도 "원래 거포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팀 내 최다 홈런이 최진행의 17개였고, 김태균은 16개였다. 2011년에도 팀 내 최다홈런은 최진행의 19개. 지난 2년간 20홈런 타자가 없었다. 
올해도 최진행의 8개가 팀 내 최다홈런 기록. 기대를 모았던 김태균이 아직 6개에 머물러 있고, 김태완도 3개에 그치고 있다. 구장 크기를 떠나 팀 내 거포 부재가 홈런 감소의 가장 큰 이유라는 김 감독의 생각. 한 때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오갔던 구장 펜스 축소도 다시 없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