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국이가 괜찮던데…".
한화 김응룡 감독은 지난 3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청룡기고교야구대회를 TV 중계로 지켜봤다. 준결승 청주고-덕수고전. 김 감독의 시선은 청주고 좌완 선발 황영국(18)에게 향해 있었다. 이날 황영국은 우승팀 덕수고 상대로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 감독은 "황영국이가 괜찮더라"며 슬쩍 기대감을 내비쳤다.
황영국은 지난달 1일 연고팀 한화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청주고 개교 이후 첫 1차 지명 탄생으로 학교에는 기념 플래카드도 걸렸다. 3학년이 된 올해 기량이 급성장하며 청소년대표에도 발탁된 황영국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하게 됐다.

김태균·이범호·고동진 등을 지명하며 한화 전성기에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한 정영기 한화 스카우트 팀장은 KT가 천안 북일고 대어 유희운을 우선지명하자 황영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185cm 큰 신장의 좌완 투수로 성장 속도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 올 초에만 해도 최고 구속이 127km였으나 이제는 143km까지 끌어올렸다.
정영기 팀장은 "1차 지명 전에 서산에서 한화 3군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며 안타를 1개밖에 맞지 않았다. 타자들이 헛스윙에 파울만 쳤다"며 "부드러운 팔 스윙에 볼끝이 좋다. 무엇보다 밸런스가 안정돼 있어 제구가 되는 투수라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9이닝당 볼넷이 2.76개 불과하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건 성장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정영기 팀장은 "12월26일생으로 동기들보다 늦게 태어났다. 훈련을 잘 받으면 내년에도 145km 이상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중간계투로 경험을 쌓는다면 내후년 선발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체중이 74kg인데 살만 붙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보완해야 할 과제도 있다. 정영기 팀장은 "허리 밑 하체 근육만 놓고 보면 축구선수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 상체 발달이 잘 안 되어있다. 투수는 등 뒷근육이 강해야 한다. 튜빙훈련을 많이 해서 상체 힘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황영국도 "롤모델은 류현진 선배"라며 "1차 지명을 받아 영광스럽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열심히 훈련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티를 벗지 못했지만 진중하고 듬직한 그에게 한화의 새로운 미래 가능성이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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