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서 알을 깨는 유망주가 나오는 걸까.
넥센 우완 문성현(22)은 지난 18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을 기록, 팀의 5-4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문성현은 후반기 선발진에 합류한 뒤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하며 4강 싸움을 이어가는 팀의 고비 때 큰 힘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성현이 팀에서 많은 칭찬을 받는 것은 넥센 투수들의 고질병과도 같던 사사구가 적은 시원시원한 피칭을 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잊을만 하면 목동구장 전광판 사사구 자리에 두자릿수를 의미하는 알파벳을 띄워 코칭스태프를 화나게 했던 영건들은 그동안 성장이 미미해 팀과 팬들의 속을 답답하게 했다.

그중 그나마 사사구가 적었고 최근 들어 더욱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 문성현이다. 문성현은 올 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 보면 10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7.43으로 좋지 않은 모습이지만 26⅔이닝을 던져 19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9개, 몸에 맞는 볼은 1개를 내줬다. 볼넷도 어이없는 제구 난조가 아니라 타자와의 수싸움 끝에 나온 것이 많았다.
문성현은 18일 무사사구 경기 후 "경기 전부터 무엇보다 공격적인 피칭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사구를 내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슬라이더가 좋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문성현의 첫 퀄리티 스타트 호투에 "문성현이 선발로서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당장 문성현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면서 재활 후 또 한 명의 선발감으로 낙점됐던 좌완 오재영(28)은 구원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군에서 구위를 다듬고 있는 김병현(34)도 그 대신 로테이션을 채운 문성현 때문에 불펜 활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즌 중반 흔들렸던 마운드 재건에 숨통이 트인 모습이다.
아직 유망주 티를 벗은 것도, 에이스의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나 문성현은 차근차근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그동안 영 발전 가능성을 보이지 못하고 제구력과의 싸움을 이어가던 이들과 다른 문성현의 '싸움닭 피칭'은 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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