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아빠', 진정한 힐링 예능은 역시 동심이군요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8.19 07: 11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를 보고 있자면 자꾸만 성선설을 믿고 싶어진다.아이들의 구김살 없는 말과 행동들은 '일밤-아빠 어디가'를 '진정한 힐링예능'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에서는 방송인 김성주의 아들 민율, 배우 성동일의 딸 빈, 축구선수 출신 송종국의 아들 지욱 등 세 명의 동생들이 특별히 참가한 농촌특집 마지막 편으로 꾸며졌다.
어린 동생들이 참여한 만큼 아이들은 어른스런 모습으로 이들을 대했다. 특히 가수 윤민수의 아들 후는 특유의 무한 긍정마인드를 설파해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외동아들로 동생이 없는 후는 민율을 친동생처럼 아끼고 보살폈다. 시도 때도 없이 민율에게 볼 뽀뽀를 날리고, 곤충 채집 중 민율이 아빠를 찾자 어쩔 줄 몰라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또한 한 마리의 곤충도 잡지 못한 지욱에게는 "'난 사마귀와 잠자리를 꼭 잡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 세 번만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그를 위로했다. 실제로 기도 후 지욱은 죽은 나방을 주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후의 긍정 마인드는 어른인 송종국에게도 힘이 됐다. 농촌특집에 이어 방송된 무인도 생존특집에서 송종국은 딸 지아가 먹을 것을 모래 사장에 떨어뜨리자 자신의 것을 주느라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결국 송종국은 지아에게 화를 냈고, 이 모습을 본 후는 "제 것 모래에 떨어졌는데 많이 묻지는 않았다"며 자신의 음식을 나눠줬다. 이미 자신의 것도 모래사장에 떨어져 반토막 난 상황에서도 후는 그야말로 콩 한쪽도 나누는 정신을 실천하며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성동일의 아들 준도 묵묵히 남매애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동생 빈은 다함께 국수를 만들던 중 성동일이 삶아놓은 국수에 소금 간을 했다. 성동일은 이 같은 사고를 친 빈에게 화를 냈고, 이에 준은 갑자기 국수를 한움큼 집어먹기 시작했다. 동생 빈이 성동일의 꾸중으로 기가 죽자 소금간을 한 국수를 맛있게 먹으며 빈을 위로하려 한 것. 그리고 준은 "빈이가 만들어 더 맛있다"고 말하며 성동일의 화를 누그려뜨렸다. 평소 빈에게 무심한 모습을 보여주던 준의 숨겨진 훈훈한 남매애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세 명의 동생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귀여움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미 한 번의 형제특집으로 꼬마 스타가 된 민율은 이번 여행에서도 빛나는 활약상을 보여줬다. 아침 일찍 붑은 얼굴을 하고서 아빠 김성주, 형 민국과 함께 조물조물 국수를 만드는 민율의 모습에 어느 누가 웃지 않을 수 있을까. 자기의 키보다 더 큰 잠자리채를 들고 곤충채집을 하는 민율은 그야말로 '귀여움 끝판왕'이었다.
빈은 거침없는 천방지축 매력으로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민국에게 호감을 표시한 빈이 아침 일찍 수확한 세 개의 오이 중 하나를 덥석 민국에게 주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빠 미소 혹은 엄마 미소를 짓게 했다. 큰 목소리로 "달팽이 잡자. 잠자리 잡자"고 외치며 곤충채집 대장 노릇을 하고, 금세 애교쟁이로 변해 성동일에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마성의 빈'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 충분했다.
'아빠 어디가'는 특별한 예능적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제작진으로부터 주어지는 미션이라고 해 봤자 자두 따기, 아침밥 만들기 등 매우 간단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어디가'는 지난 1월 첫 방송된 이후 큰 낙폭없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러한 '아빠 어디가'의 변함없는 인기에는 아이들의 힘이 팔할이다.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시청자를 미소짓게 만드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은 일요일 저녁 안방극장을 힐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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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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