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확실히 성장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의 샘 해밍턴과 박형식은 한때의 허술한 모습 대신 강한 남자, 강한 군인이 돼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5개월, 3개월 만에 이루어진 눈부신 성장이다.
샘 해밍턴은 과거 '구멍 병사' 캐릭터로 새로운 예능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제 '구멍 병사'라는 자막이 등장하는 일은 드물다. 그만큼 샘 해밍턴은 군대를 체험하는 외국인보다 진짜 한국 군인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특히 샘 해밍턴은 뚝심있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가장 많은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분에서 샘 해밍턴은 고되기로 소문난 이기자 부대의 무수면 수색대대 훈련에서도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독도법 훈련에서 류수영, 박형식과 팀을 이뤄 서경석, 손진영, 장혁 팀과 대결했다. 무더의 속에 이루어진 힘든 훈련이었지만 샘 해밍턴은 "이기자 왔으면 이겨야 되는 것 아니냐"며 상대 팀을 도발하는 등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거 불만 가득한 얼굴로 웃음을 선사했다면 이제는 능수능란한 멘트로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독도법 훈련에서는 샘 해밍턴의 지도 보기, 길 찾기 능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앞장서서 지도를 보며 길 안내를 했다. 자막으로는 '호주산 내비게이션'이라는 그의 새로운 별명이 등장했다. 조교의 눈을 피해 계곡 물을 건널 때도 가장 앞에 서서 팀원들을 이끌었다. 또한 그는 한국전쟁의 휴전 시기를 묻는 조교의 질문에 "1953년에 한국과 북한이 휴전에 들어갔다. 그럼 60년이 됐다"고 답해 감탄을 자아냈다. 퀴즈를 맞춘 샘 해밍턴 덕분에 팀원들은 시원한 얼음물을 마실 수 있었다.
이처럼 '구멍 병사'가 더 이상 '구멍'이 아니듯, '아기 병사' 박형식에게서는 과거 눈만 동그랗게 뜬 채 눈치를 보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 대신 우렁찬 목소리로 "이기자!"를 외치는 박형식이 있을 뿐이었다.
박형식은 이날 방송에서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산악 뜀뛰기 훈련에 임했다. 조교가 그에게 훈련을 할 수 있겠냐고 묻자 그는 "약 좀 바르고 하겠다"고 말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이뤄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멋지게 뛰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라며 남자다운 태도를 보여줬다.
'진짜 사나이'에 외국인 샘 해밍턴을 제외하고 미필자는 박형식 뿐이다. 그렇기에 박형식은 그 누구보다 군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진짜 사나이'에 합류했다. 더군다나 멤버들 중 가장 어린 나이기에 방송 초반 그는 잔뜩 긴장하며 겁에 질린 그야말로 '아기 병사'였다. 그러나 박형식은 방송 3개월 만에 강한 남자로 성장했다. 그는 눈물 대신 땀으로, 힘찬 외침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내며 점차 '아기 병사'의 흔적을 지워가는 중이다.
샘 해밍턴과 박형식의 이 같은 모습은 '진짜 사나이'가 단순한 예능을 넘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웃음을 위한 예능이 아니라 한 사람의 변화와 성장을 기록한 예능이다. 또한 그 속에서 선보이는 이들의 진실된 땀은 안방극장에 깊은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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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