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출루의 달인다운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추신수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밀러 파크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 3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활약으로 추신수는 타율을 2할7푼7리(440타수 122안타)로 끌어 올렸고, 특히 5번 모두 출루하면서 출루율을 4할1푼5리까지 올렸다.
특히 이날 경기로 추신수는 시즌 81개의 볼넷을 기록하게 됐다. 추신수의 시즌 최다볼넷 기록은 2010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뛸 때 얻었던 83개였는데 이 기록을 넘어서는 건 거의 확실시된다. 현재 페이스대로 간다면 추신수의 시즌 볼넷은 111개까지 가능하다.

톱 타자인 추신수에게 볼넷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올 시즌 4할1푼6리로 리그 2위를 기록중인 출루율의 원동력도 바로 향상된 선구안에서 왔다. 만약 올해 추신수가 100개의 볼넷을 얻어내게 된다면 현역 리그 선수 가운데는 12번째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된다.
100개의 볼넷은 거포의 상징과도 같다. 풀타임 출장을 한다는 가정 하에 메이저리거들은 대략 500~600번 타석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 가운데 100번 볼넷을 얻어내는 건 말 처럼 쉬운 건 아니다. 뛰어난 선구안을 앞세워 볼넷을 얻어내는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거포형 타자들이다. 이들은 투수들이 승부를 피해가기 때문에 볼넷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자연히 삼진도 많이 당하게 된다.
추신수는 이들과 조금은 다른 유형의 타자다. 거포라기 보다는 정확한 타격과 선구안을 동시에 겸비한 선수다. 올해 1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추신수는 올 시즌 20개 언저리의 홈런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역선수 가운데 시즌 20홈런을 넘기지 못하고 볼넷 100개를 얻은 선수는 2007년 토드 헬튼(17홈런 116볼넷)이 유일했다.
추신수의 뛰어난 선구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 방망이가 나간 비율이다. 팬그래프닷컴(fangraphs.com)에 따르면 추신수가 볼에 방망이를 낸 건 22.7%, 규정타석을 채운 전체 메이저리그 타자 가운데 낮은 쪽에서 7위을 기록하고 있다. 참고로 리그 출루율 1위인 조이 보토가 20.9%로 이 부문 3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보직을 바꾼 것도 추신수의 볼넷이 늘어나는데 영향을 줬다. 클리블랜드에서는 주로 3번 타자로 출전했던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선 주로 톱타자로 나선다. 때문에 방망이가 나가는 비율이 줄었다. 클리블랜드 시절 추신수의 전체 투구 대비 스윙 비율은 40% 중반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에는 39.7%를 기록하고 있다. 그 만큼 공을 더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거포의 상징과도 같은 100볼넷, 추신수는 선구안을 앞세워 도전한다. 올 시즌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독창적인 매력을 갖춘 선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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