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최대, 한국가수 사상 최대, 일본 내 해외가수 사상 최대 공연을 마치고 기자실에 들어서는 동방신기는 매우 신나보였다.
특유의 겸손 화법은 그대로였지만, 한결 더 유쾌했다. 지난 17일 국내 아이돌그룹 사상 최초로 일본 최대 경기장 닛산 스타디움 첫 공연을 마치고 30분이 지난 시간이었다.
관객수는 무려 7만2천. 이틀에 14만4천. 5대 돔투어로 모두 합쳐 85만 관객을 동원했다. 티켓 매출액만 870억원이다.

이들은 "공연 규모에 연연하기보다는 오래, 오래 팬들과 가까이 호흡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지난 2004년 처음 일본 데뷔에 나섰을 때 '차근차근 올라가자'고 말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회상에 젖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일단, 소감이 어떤가.
윤호 - 작은 공연부터 올라왔다. 스타디움 공연을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다. 스태프 여러분이나 팬 여러분이나. 창민이랑 같이 이뤄낸 거 같아서 기분 좋다. 국내 팬분들한테도 좋은 모습 좋은 소식 전해드린 거 같아 기분 좋다.
창민 - 5대 돔투어는 아주 예전서부터 꿈꿔왔다. 그런데 스타디움 라이브라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한여름에 아침시간, 더울 때부터 줄서서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정말 여느 공연때보다 더 그 어떤 공연보다 규모가 가장 컸다. 사상 최대 관객 앞에서 공연하다보니 떨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신나게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처음 7만2천명의 관객을 봤을 때 어땠나.
창민 - 장관이다 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게 분할 정도였다. 내 눈 안에 담을 수 있는 최다 사람이 응집해 계셨다. 정말 뿌듯했고, 정말 멋있었다.
이번 공연, 뭘 보여주고 싶었나.
윤호 - 관객분들에게는 어떻게 재미를 전달할까 가장 고민했다. 돔 공연장 크기의 1.5배이다보니 체력적인 문제도 따르는데, 살도 빼고 해서 걱정됐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사람이 살다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런데. 내가 자신을 찾는 곳이 어딘가 했더니 역시 무대였다. 그걸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객석에는 어르신도 계시고 몸이 불편하신 분도 같이 뛴다. 아티스트가 이렇게 힘이 될 수 있구나, 그렇게 돼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해외 가수 최초 성과다. 후배들에게 하고픈 말도 있을 것 같다.
윤호 - 우리 동방신기는 늘 그랬던 것 같다. '뭘 더 이뤄야 돼' 보다는 그냥 즐겼던 거 같다. 우리가 해왔던 걸, 있는 그대로 보여드려 좋아하시는 것 같다. 후배님들은 지금도 워낙 잘하시고, 멋있으시다.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인 것 같다.
창민 - 누군가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라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된다. 그런데 우린 정말 진심으로, 앞으로 많은 후배분들께서 우리 기록을 넘어서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한국의 음악을 많이 알려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
다음 목표는 뭔가.
창민 - 솔직히 말씀드리면 닛산 스타디움에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 같다. 그런데 껍데기는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공연장이 크다보니까 여러 연출도 가능하고
많은 분들을 만나는 것도 좋긴 한데 관객분들 입장에선 가수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공연장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하고 싶다.
윤호 - 더 큰 투어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멋있는 건 여기까지 했던 가수가 아레나도 하고 돔도 하는 것 같다.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콘셉트에 맞춰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선배님들처럼 오래 노래하는, 좋은 귀감이 되고 싶다.
새로운 팬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윤호 - 데이트코스로도 오신다고 들었다. 특히 남자팬분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제 마니아를 위한 공연보다는 '동방신기 쇼'가 된 것 같다. 가족들을 데려오고, 그 가족이 또 다른 친구를 데려오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점점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해보겠다.(웃음)
일본에 처음 왔을 때, 기억하나.
윤호 - 일본에 넘어올 때 소속사 분들이 그랬다.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사실 그때 한국에서 '허그'로 좋은 성적을 냈었다. 그래서 새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에 와보긴 다르긴 달랐다. 그때 창민이랑 까마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차근차근 올라가자'고. 그런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벌써 데뷔 10주년이다. 소감이 어떤가.
창민 - 사실 처음에는 시간이 잘 안지나간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10년이라는 시간 안에서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가끔 우리와 얘기하다 눈물을 훔치는 스태프분들도 있는데, 정말 우리가 많은 걸 해왔구나, 뿌듯하기도 하다.
10주년 기념 이벤트는 준비되고 있나.
윤호 - 많은 생각이 있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드리긴 어려운데 앨범이든 공연이든 뭐가 있긴 할 것이다. 고민하고 있다. 대스타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멋있게 변하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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