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VS] 홍자매의 까칠남들 '소지섭 vs 차승원'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8.19 16: 30

나쁜 남자? 까칠하지만 미워할 수 없다. 오히려 까칠함 뒤에 남모르는 상처를 숨기고 있는 그들에게 더 끌린다. '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안방극장에는 '까도남-차도남' 열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도도하고 까칠하지만 내칠수록 더 당기는 그들의 매력이 여성시청자들을 단단히 붙들고 있는 요즘이다.
배우 현빈은 지난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방송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통해 어마어마한 까도남 신드롬을 일으켰다. 오만함과 까칠함을 겸비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모습까지 갖춘 김주원 캐릭터로 명실상부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이어 그해 여름 홍자매(홍정은, 홍미란)가 또 하나의 유일무이한 까도남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바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차승원 분).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독고진은 차승원의 코믹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와 만나 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최근에는 배우 소지섭이 홍자매와 만나 다시 한 번 나쁜남자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과 닮은 듯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주중원이다. 오만방자하고 돈밖에 모르는 독한 사람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다. 새롭게 발견한 소지섭의 까칠한 매력 덕분인지 '주군의 태양'은 첫 회가 1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줄곧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4회는 16.8%의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수목극 왕좌를 수성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중원과 독고진이 너무 비슷한 캐릭터가 아니냐는 반응이 일고 있다. 물론 두 캐릭터는 까칠하고 자기중심적인 면부터 독특한 말투까지 많이 닮아 있다. 특히 주중원과 독고진 모두 홍자매의 작품이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 하지만 독고진을 연기한 차승원에게서 반전 매력을 발견했듯, 주중원을 연기하고 있는 소지섭 역시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소지섭표 까칠남 주중원이 독고진을 넘어서는 또 다른 매력으로 '까도남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까.
# '최고의 사랑' 차승원, 까도남과 로맨티스트 사이
지난 2011년 여름 안방극장은 독고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섹시하면서도 자상하고 완벽한 남자이자 톱스타인 '최고의 사랑'의 독고진은 당시 여성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그는 팬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지만 자신의 급(?)을 떨어트릴지도 모르는 누군가에게는 완벽하게 까칠한 인물. 때때로 엉뚱하고 귀엽고 유치한 매력까지 보여준다. 자신감 넘치고 섹시한 차승원의 이미지를 잘 활용한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다.
끝까지 까칠하고 제 멋에 살 것 같은 독고진도 국민 비호감 구애정(공효진 분)을 만나 조금씩 변했다. 까칠하지만 귀엽게, 때로는 로맨틱하게 변한 독고진은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은 사로잡았다. 구애정을 좋아하는 또 다른 남자 윤필주(윤계상 분)를 향한 귀여운 질투를 드러내며 캐릭터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었고, 벚꽃 밑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등 로맨티스트다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독고진의 개성이 묻어나는 독특한 말투는 그의 매력을 극대화 시켰다. 국민 비호감에게 마음을 빼앗긴 자신이 너무 수치스러워 고백이 아니라 자백이라고 말하며, '극뽀~옥'을 외치는 독고진은 다양한 반전매력으로 웃음을 선사했고, 그해 최고의 캐릭터로 등극했다. 도도함과 코믹함에 사랑스러움까지 겸비한 독고진은 까도남 캐릭터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 '주군의 태양' 소지섭, 시청자까지 조련하는 마성의 까칠함
'주군의 태양'의 주중원은 돈이 차고 넘치는 재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철저하게 돈으로만 계산하고, 까칠함과 인색함으로 똘똘 뭉쳐 혹여 자신에게 피해가 되는 일이 생길까봐 모든 사람에게 가차 없이 독설을 날린다. 하지만 그에게도 빈틈은 있다. 어린 시절 겪었던 납치사건으로 난독증을 앓고 있는 그는 비서 김귀도(최정우 분) 없이는 계약서 하나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고, 처음으로 운전에 도전하며 내비게이션과 대화를 한다. 완벽해 보이는 모습 속에 숨어 있는 빈틈은 주중원의 반전매력을 잘 부각시킨다.
뿐만 아니라 가끔씩 보여주는 달콤한 모습 또한 여성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자꾸 그를 귀찮게 하는 태공실(공효진 분)을 내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에 대한 걱정을 끊을 수 없다. 지난 4회에서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태공실을 찾아가 그를 끌어안으며 나쁜남자 속에 숨어 있는 로맨틱한 면모를 드러냈다.
까칠함과 독설로 무장하고 했지만 그 속에 빈틈과 로맨틱한 면모를 숨기고 있는 이 캐릭터는 홍자매표 까도남 캐릭터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주중원에게서 독고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소지섭 때문이다. 주로 헌신적이고 정의로운, 강직하고 무거운 인물을 연기해왔던 소지섭이 처음으로 까도남 역할에 도전해 나름대로 신선함을 주고 있는 것. 주중원과 독고진 캐릭터가 많은 부분 비슷할지라도 어느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같은 캐릭터도 달라지듯, 주중원도 독고진과 다른 그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약 주중원을 차승원이나 현빈처럼 이미 까도남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가 맡았다면 그의 매력은 확실히 반감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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