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같은 푸이그, 다저스의 불안요소 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8.19 16: 33

LA 다저스 '쿠바 괴물' 야시엘 푸이그(23)는 농구만화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를 연상시킨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과 적응력 그리고 무서운 열정과 독특한 성격으로 단숨에 팀의 주역이 되는 극적인 스토리가 닮았다. 
닮은 건 또 하나 있다. 바로 주체할 수 없는 공격성과 적극성 그리고 과욕이다. 뜨거운 열정으로 순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이 강백호와 꼭 닮아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푸이그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당장 필라델피아와 필리스와 3연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경기에서 3회초 1사 후 2루타를 치고 출루한 푸이그는 그러나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중견수 뜬공 때 무리하게 3루를 파고들다 아웃돼 더블 아웃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다저스가 1-0으로 리드한 경기 초반 중심타선 앞에서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흐름을 깬 것이다. 

10연승을 마감한 19일 경기에서는 두 번이나 흐름을 끊어 먹었다. 2-1로 리드한 6회초 상대 실책으로 1루에 나간 푸이그는 그러나 안드레 이디어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협살에 걸리며 아웃됐다. 투수 콜 해멀스의 계속된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다 걸리고 말았다. 
수비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필라델피아는 6회말 무사 1루에서 도모닉 브라운이 우전 안타를 쳤다. 우익수 푸이그는 2루에서 3루로 향하는 1루 주자 체이스 어틀리를 잡으려다 타자 주자 브라운의 2루 진주를 허용했다.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기록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은 잘 나타난다. 푸이그는 올해 66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 91안타 11홈런 27타점으로 타격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으나 도루 6개를 성공시키는 동안 도루 실패가 6개나 있다. 외야 수비에서 실책도 4개로 수비율도 9할6푼8리에 불과하다. 의욕이 넘친 나머지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아웃됐고, 수비에서도 불안불안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기사에 따르면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왜 푸이그를 메이저리그에 올리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많은 이들이 결과만 보고 싶어했지, 그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은 실수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는 좋은 선수다. 4타수 무안타를 쳐도 팀이 이기면 그는 좋아한다. 승리를 사랑하며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이것은 좋은 특성이고 에너지"라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강백호가 농구에 더욱 진지해지며 제대로 된 선수가 됐듯 푸이그에게도 조금 더 진지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다저스는 정규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 더 나아가 월드시리즈를 바라보는 팀이다. 큰 경기에서 푸이그의 과욕이 낳은 실수가 자칫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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