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못지않네?’ 이종현, 당장 프로와도 ‘탑5 센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8.19 18: 29

서장훈(39, 207cm)과 하승진(28, KCC) 이후 이렇게 임팩트 있는 신입생 센터는 없었다.
이종현(19, 고려대1, 206cm)이 다시 한 번 프로형님들을 눌렀다. 고려대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부산 KT를 74-53으로 완파했다. 고려대는 모비스 대 경희대의 승자와 4강에서 맞붙게 됐다.
골밑은 이종현(16점, 11리바운드, 2블록슛, 2덩크슛)과 이승현(21점, 14리바운드, 5어시스트, 3점슛 2개)의 독무대였다. 두 선수는 37점, 25리바운드를 합작하며 KT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고려대는 리바운드서 42-31로 크게 앞섰다. 어시스트도 23-14로 앞선 고려대의 짜임새가 더 좋았다.  

이종현의 상대는 2012년 10월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장재석(22, 203cm)이었다. 둘은 경복고등학교 4년 터울의 선후배다. 이종현은 동기들보다 한 살 늦게 경복고에 입학했다. 하지만 실력은 동생이 우위였다. 이 날 장재석은 7점, 6리바운드로 부진했다. 발목부상의 여파가 있다고는 하지만 동생 앞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1순위출신 특급신인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최강전서 이종현은 김승원, 장재석, 민성주 등 프로센터들을 상대로 2경기 평균 20.5점, 11.5리바운드, 3.0블록슛, 야투율 72.7%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 선수는 프로에서 붙박이 주전은 아니다. 최소한 국가대표급 선수나 외국선수가 아니면 아무리 프로라도 이종현을 1:1로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아시아선수권을 거치며 이종현은 다시 한 번 성장했다. 왕저린(213cm), 이젠롄(213cm), 하메다 하다디(218cm) 등 아시아 최고의 장신센터들을 상대해봤다. 비록 많이 밀렸지만 자신보다 큰 선수를 막으며 소득이 많았다. 그 때 얻은 노하우로 이종현은 이제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뚫는 요령이 늘었다. 대선배 김주성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이종현은 “주성이 형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이젠롄은 운동능력이 좋았지만 그래도 막을만 했다. 그런데 하다디는 뭘 할지 알고 있어도 도저히 못 막겠더라. 다시 붙어도 지금은 안 될 것 같다”며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다디를 막다 온 이종현에게 웬만한 프로형들은 쉬워도 너무 쉽다. 자존심이 상해도 사실이다. 이종현은 4쿼터 후반 앨리웁 덩크슛까지 터트리고 포효했다. 이종현처럼 막강한 신입생 센터는 연세대 1학년 때 농구대잔치를 제패한 서장훈, 연세대를 1년만 마치고 NBA에 진출한 하승진 이후 처음 나왔다.
현재 프로에서 이종현과 대적할 수 있는 센터는 김주성, 이승준, 하승진, 오세근 등 국가대표 선수들뿐이다. 이종현은 당장 프로에 와도 탑5 센터가 될 수 있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이종현이 졸업하고 프로에 가는 것이 인성을 위해 좋다”며 사실상 조기 프로진출을 불허하고 있다.
이종현이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가는 시기면 김주성과 이승준은 이미 은퇴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종현은 김주성, 하승진, 오세근처럼 프로데뷔와 동시에 리그를 좌지우지할 전망. 이미 이종현에게 국내무대는 좁은 우물 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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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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