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더 테러', 재밌는 영화면 된다[더 테러 500만①]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8.20 08: 04

하정우 주연 영화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가 개봉 19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여름 극장가에 흥행 강펀치를 날렸다. 당초 영화는 올해 최고의 화제작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맞붙으며 비관적 관측이 많았지만 우려를 보기 좋게 날려버리고 개봉 21일이 지난 현재에도 흥행 가속 패달을 멈추지 않고 있다. 무엇이 관객들을 ‘더 테러 라이브’가 상영하는 극장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었을까?
◆ 하정우 연기력+긴장감 넘친 연출력=재밌는 상업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흥행 요인은 영화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영화는 마포대교 폭탄테러 상황을 뉴스 앵커가 생중계 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으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인물에 대한 치밀한 심리 묘사를 전면에 내세워 상업 영화의 쾌감을 극대화 시켰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하정우의 힘이 크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에서 앵커 윤영화 역을 맡아 극의 70% 이상 화면에 등장하며 이른바 원맨쇼를 펼쳤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테러 생중계를 결정했다가 테러범의 심리전에 휘말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비리 혐의가 만천하에 까발려지다 못해 목숨이 경각에 달리고 마는 이른바 ‘멘붕’ 상황을 치밀하게 연기하며 97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을 쥐락펴락 했다.
다크서클이 내려앉고 눈동자가 충혈 되며 얼굴에 여드름까지 올라오는 모습을 신기할 정도로 단계적으로 표출하며 인물이 처한 상황과 그에 따른 심리 묘사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더 테러 라이브’는 하정우 1인에 의한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연기력이 가장 핵심이다. 관객들도 하정우에 대한 믿음이 컸고, 그러한 기대치가 하정우의 연기와 일치하며 흥행에 힘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벼랑 끝 상황에 놓인 인물과 상황을 속도감 넘치게 밀어붙인 김병우 감독의 연출력 또한 재밌는 상업영화를 만든 요소다. 영화는 테러를 소재로 하는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액션이나 테러 상황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방송국 스튜디오를 시종일관 비추며 앵커 윤영화의 심리묘사에 올인 한다. 김 감독은 이를 위해 영화의 챕터를 23개로 꼼꼼하게 나누고, 하정우에게는 인물의 감정 곡선을 표시한 심리그래프를 제시하는 등 공을 들였고, 이를 속도감을 최우선으로 한 연출로 도출시키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급사 관계자는 “여름 시장에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큰 영화들이 주목받기 마련이지만 ‘더 테러 라이브’는 독특한 설정과 이를 긴장감 넘치게 전개시킨 연기와 연출력으로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 했다. 결국 힘 있는 영화가 만들어졌고, 이것에 대한 입소문이 좋게 나며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설국열차’와 맞불, 호재로 작용
‘더 테러 라이브’의 배급 시기 또한 흥행에 호재로 작용했다. '더 테러 라이브'는 한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인 430억 원이 투입되고 관객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4년 만의 신작 ‘설국열차’와 같은 날 개봉하며 무리한 작전이 아니냐는 인상을 심었지만, 오히려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며 쌍끌이 흥행을 가능케 했다.
제작비에 있어서나 감독의 명성에 있어 두 영화 사이의 승패는 확연해 보였지만 ‘더 테러 라이브’의 기세는 등등했다. ‘더 테러 라이브’는 ‘설국열차’가 개봉 일을 하루 앞당기자 똑같이 개봉일을 변경하며 영화 품질에 자신감을 보였고, 이는 개봉 첫날 21만 관객을 모으는 결과로 증명됐다. 41만 관객의 ‘설국열차’에 비해서는 적은 수치지만 ‘더 테러 라이브’는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개봉 2주차에 손익분기점인 180만을 넘겼고 19일 째 500만 고지까지 밟았다. 
맞불 작전 효과는 또 있었다. ‘설국열차’에 대한 관객의 호불호가 갈리면서 같은 시기 개봉한 ‘더 테러 라이브’와의 경쟁 구도는 더욱 뜨거워졌고, 이는 8월초 극장가를 온통 두 영화의 흥행 경쟁으로 집중시킨 요인이 됐다.
sunha@osen.co.kr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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