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윤이 기존의 폭군 광해에서 벗어난 귀엽고 사랑스러운 광해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뜻대로 되지 않아 짓는 뾰로통한 표정부터 자신도 모르게 연심을 품고 있는 문근영을 걱정하는 ‘상남자’ 눈빛까지 빠져나올 수 없는 광해 왕자의 매력을 내뿜고 있는 중이다.
이상윤은 현재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에서 유정(문근영 분)이 여성 최초 사기장이 되는데 지대한 도움을 주는 광해 역을 맡았다. 광해는 점점 유정에 대한 연심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15회는 한동안 유정이 자신을 존재를 속였다는 이유로 실망했던 광해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광해는 앞서 유정이 여자라는 이유로 분원에서 쫓겨날 뻔 하자 적극적으로 구명한 바 있다. 여기에 이강천(전광렬 분)이 유정이 유을담(이종원 분)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또 한번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유정의 거짓말을 이해하게 됐다.

유정의 꿈과 삶을 조금은 이해한 광해는 달라졌다. 유정이 자기를 만들기 위해 몰두하자 빤히 쳐다보고 물레질을 돕겠다고 나섰다. 물론 유정이 “나 좀 그만 살펴라”, “됐다. 마아 물레질 솜씨는 내가 안다”고 타박 아닌 타박을 주는 바람에 광해의 입은 대발이나 나왔다. 오죽하면 광해와 유정이 투닥거리는 모습을 본 심화령(서현진 분)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 연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을까.
이날 광해는 잠 한숨 안자고 곡기를 끊어가며 자기에 몰두하는 유정이 저잣거리에 나왔다가 불한당 같은 패거리에게 변을 치를 뻔 했다고 오해해 분노했다. 그는 “다시는 내 눈 앞에서 사라지지 말거라. 이건 명이다”면서 유정에 대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앞서 형 임해(이광수 분)가 눈 앞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면 그게 연심이라고 놀려댔던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 이처럼 ‘불의 여신 정이’는 유정에 대한 광해의 사랑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유정을 걱정하고 언제 어디서나 돕겠다고 나서는 광해 왕자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랑법은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이상윤은 자신이 연기하는 광해에 새로운 캐릭터를 덧입히고 있다. 기존의 폭군 광해가 아닌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배려심 넘치는 남자로 표현하고 있는 것.
유정 역의 문근영과 티격태격하는 가운데서도 서로에 대한 걱정과 신뢰가 넘치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잔뜩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이상윤은 로맨티스트로 재해석한 광해를 매력 넘치게 연기하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가도 어느 순간 카리스마로 무장한 박력으로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의 광해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한편 ‘불의 여신 정이’는 16세기말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과학과 예술의 결합체인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사기장 유정(문근영 분)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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