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다시 얻은 깨달음 '방심은 금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8.20 11: 04

역시 방심은 금물이었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성적은 7⅓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 호투했는데도 13승에 실패한 패한 이유는 득점지원을 받지 못한 것도 있지만 한번의 방심이었다.
1회는 2번 도노반 솔라노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2루로 뛰던 주자를 포수 AJ 앨리스가 잡아내 기분좋게 1회를 마쳤다. 2회에서도 야수들의 두 번의 호수비에 힘입어 삼자범퇴로 막았다.

한번의 방심이 아쉬웠다. 3회 첫 타자 유격수 땅볼, 두 번째 타자는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다음타자는 9번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 가볍게 삼자범퇴를 머리속에 그렸으나 2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중전안타를 맞고 말았다.  활짝 웃은 페르난데스의 얼굴에 비해 류현진의 얼굴은 굳었다. 이후 엘리치에게 좌월 2루타, 솔라노에 우전적시타를 맞고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류현진이 3연속 안타를 맞는 것은 이례적이다. 67이닝만에 나온 기록이다. 그만큼 연타를 허용치 않는 제구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이날은 카운트가 몰린데다 상대의 짧은 타격에 당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투수에게 안타를 맞은 점은 다소 방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투수들은 상대투수에게 안타를 맞으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측면이 있다.
류현진은 4회와 5회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해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러나 6회말 1사후 솔라노 중전안타, 스탠튼 중전안타, 모리슨 우익수 옆 2루타를 맞고 3점째를 허용했다. 고의 볼넷 이후 에체베리아를 병살로 요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또 다시 3연타를 맞는 모습에서 제구력이 몰리는 장면이 나왔다.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볼 9개만 던지며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8회도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잡고 내려가 7⅓이닝 3실점, 시즌 18번째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는 등 무난한 피칭이었다. 그러나 강한 상대를 만난데다 두 번의 3연타가 그의 13승 길을 막았다.
더욱이 류현진이 등판하면 경기당 5점 이상을 뽑아준 타선이 이날은 침묵했다. 류현진은 8회까지 등판하는 투지를 보였지만 승리는 다음으로 미루어야했다. 순간의 방심은 금물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깨달은 시즌 24번째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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